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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최고위원 연대해 홍준표 독단 막을 것”

입력 | 2011-07-09 03:00:00

■ 한나라 남경필 최고 인터뷰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이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 운영 방안과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은 8일 홍준표 대표의 당직 인선 등을 둘러싼 갈등 양상에 대해 “앞으론 홍 대표가 지금까지처럼 마음대로는 못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다른 최고위원들과 필요에 따라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남 최고위원은 당내 쇄신파 단일후보로 나섰음에도 5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데 대해 “현재 이게 나의 한계다”라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선거 운동 기간에 다시 (입에) 물게 됐다”며 담배 한 대를 꺼내 피우기도 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최고위원으로서 당 쇄신을 어떻게 하려고 하나.

“말보다는 민생정책으로 밀고 가야 한다. 우선 무상급식에 대한 서울시의 주민투표를 막아야 한다. 최고위원 간에도 이견이 있는데 빨리 토론해서 당론을 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터뷰 도중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를 휴대전화로 급하게 찾았다.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지만 무상급식 문제로 대립하게 된 두 사람은 이날 오후 긴급 회동을 하기도 했다.

―가을부턴 내년 총선이 이슈가 될 텐데, 나름의 공천 기준이 있나.

“완전국민경선을 도입해야 한다. 나경원 최고위원이 최근 주장했지만 나는 10년 전부터 주장해왔다.”

―국민경선만 통과하면 이재오 특임장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공천도 반대하지 않을 것인가.

“그분들은 현 정권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 스스로 현명하고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쇄신파가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를 만들 때만 해도 기세가 대단했는데, 남 최고위원이 5위에 머문 것을 보면 쇄신의 동력이 약해진 것인가.

“그렇다기보다는 나를 포함해 쇄신파를 구성하는 정치인들의 조직적 역량이 아직은 그 정도인 것이다.”

―최고위원인 만큼 당내 쇄신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를 탈퇴하나.

“그럴 필요가 있나. 오히려 친이(친이명박)계 모임인 ‘민생토론방’ 등 다양한 모임과 대화하는 창구로서 ‘새로운 한나라’가 여전히 중요하다.”

―원희룡 최고위원과는 선거기간에 ‘친이 대리인’이라고 공격하며 내내 갈등했는데….

“원 최고위원은 어제오늘 본 사이가 아니다. 다만, 원 최고위원이 특정 계파와 손잡으면서도 기대만큼 표를 얻지 못해 아직 상처가 있는 게 좀 걸린다.”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문제를 뭐라고 보나.

“어쩌다 보니 한나라당이 보수와 진보라는 틀에 갇혀 무슨 이익단체로 전락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아무리 보수꼴통 소리를 듣더라도 이전의 한나라당은 묵묵히 가족을 뒷받침하는 가장의 넉넉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 기본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국회 외통위원장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언제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나.

“한-유럽연합(EU) FTA처럼 대화로 처리한다는 게 원칙이다. 다만, 민주당이 대책 없이 반대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한미 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을 100번 이상 들었는데 지금 와서 말을 바꾼다면 지도자의 자세라 할 수 없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