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경제 한류’의 물꼬가 트였다.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샌드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 상품전’에서 한 현지 여성 바이어가 식품관에서 국내 기업의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회는 지식경제부와 KOTRA가 아프리카 시장 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마련했다. KOTRA 제공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경제 한류’의 물꼬가 트였다. 우수한 한국 제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한국 상품전’이 4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샌드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인 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초석을 놓기 위해 지식경제부와 KOTRA가 마련한 행사다. 아프리카에서 한국 상품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제일제당 부스에서 고소하고 달콤한 불고기 냄새가 피어오르자 현지 바이어와 관람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남아공은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조차 한국식당이 단 한 곳뿐이어서 한식을 접할 기회가 없었을 텐데도 이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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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 로스터를 제작, 판매하는 태환자동화산업은 3일간의 행사에서 18건의 수출상담을 하기로 돼 있다. 이 회사 김용한 대표는 “3년 전부터 미국 중국 등지에 수출을 시작했지만 아프리카는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보니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부스로 밀려드는 바이어들로 쉴 틈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전자의 3차원(3D) TV 앞에서는 안경을 쓴 바이어들이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생생한 입체감이 느껴지는 골프장에서 공이 눈앞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에 감탄했다.
최현국 CJ제일제당 과장은 올해 4월 요하네스버그에 부임했다. 그가 오면서 아프리카에 처음으로 글로벌포스트(GP)가 생겼다. GP는 법인을 세우기 전 단계로 최 과장은 아프리카에서 우리 제품이 통하는지 시장조사를 하는 중이다.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이 한국 상품을 알아주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발품을 팔아 현지 유통망을 바닥부터 훑었다. 중국식당을 찾아가 제품 샘플도 돌렸다.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는 주요 유통업체들에 일일이 전화해 참석을 권유했다. 12곳에서 참석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우리 기업들은 이렇게 경제 한류를 일으키기 위한 기틀을 닦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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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는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올해 에티오피아, 가나, 카메룬에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를 신설해 아프리카 내 KBC를 7개로 늘렸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에 법인을 둔 삼성전자는 이르면 연내 케냐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제일기획도 올해 3월 요하네스버그에 법인을 세웠고 포스코, 한화, 한국타이어는 올해 이곳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했다.
요하네스버그=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