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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W 테일러
○ 비대화, 관료화된 스태프 조직의 한계
기업에서 스태프 조직을 도입한 시기는 20세기 초다. 산업사회 탄생의 아버지로 불리는 F W 테일러는 현대 기업에서 스태프의 역할을 대부분 규정했다. 철강 공장의 고급 엔지니어였던 테일러는 개별 노동자나 공장마다 같은 일을 하는 방식이나 도구가 천차만별이며, 생산성의 편차도 매우 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테일러는 같은 공정, 도구, 기계설비를 이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반복적으로 시도한 뒤 그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최고의 생산성 향상 방안을 찾았다. 테일러는 이 연구를 통해 과업마다 최적의 수행방식, 도구, 공정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유일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불렀다.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경영진의 업무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늘어난 것이다. 테일러 이전의 경영진은 단순히 근로자들에게 업무를 배당하고 수행 과정만 감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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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조직의 급속한 역할 확대는 부작용을 양산했다. 전통적으로 라인 경영자의 역할이었던 업무의 상당 부분이 스태프의 영역으로 편입된 게 문제였다. 그 결과 스태프와 라인 조직 간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다. 스태프 조직의 비대화 및 관료화는 더 큰 문제였다. 라인 조직의 의사결정을 조언하고 재평가한다는 명목으로 스태프 조직이 라인의 주요 업무를 일일이 검토, 간섭하기 시작했다. 현장 라인이 신속히 결정해야 할 긴급 사안도 스태프 조직이 한 번 더 검토하다 보니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졌다.
또 스태프 조직이 위험관리를 담당한다는 명목 아래 위험을 회피하면서 조직의 혁신 역량도 타격을 받았다. 결국 1970년대부터 스태프가 조직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기는커녕 현장 라인 조직의 발목을 잡는 간섭자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 창조 혁신과 21세기형 스태프
21세기 경영 환경에서는 새로운 경쟁 우위를 남보다 계속 먼저 만들어내야 살아남는다. 스태프의 역할 역시 이에 부합해야 한다. 그렇다면 21세기형 스태프의 역할은 무엇일까.
첫째, 상시 스캐닝이다. 초경쟁 환경에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기회나 위기가 갑자기 발생한다. 현장을 책임지는 라인 조직이 급변하는 외부 환경 변화를 제대로 탐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스태프 조직이 상시 스캐닝을 통해 위기나 기회의 가능성을 조기에 탐지하고 전체 조직과 공유해 적기에 대응해야 한다. 이때 스태프가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 성과에 일희일비하는 근시안적 시각이다. 스태프 조직은 성과의 과거-현재-미래 사이의 동태적 인과관계를 볼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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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양손잡이 사고로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현재 사업의 경쟁 우위를 꾸준히 확보하고, 상시 창조적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양손잡이형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애플이 대표적 예다. 물론 같은 사람이 전혀 다른 이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분업이 필요하다. 당연히 라인 조직이 현재 사업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일을, 스태프 조직이 상시 창조적 혁신을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dshin@yonsei.ac.kr@@@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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