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민군 한국인 발레리노 첫 러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21일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한국인 발레리노로 는 최초로 입단이 결정된 김기민 군. 동아일보DB
열여덟 발레 왕자가 세계로 날았다.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손꼽히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21일 입단이 결정된 김기민 군(19). 김 군은 지난주 러시아 현지에서 오디션을 보고 이날 입단 결과를 통보 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발레리노 이원국 씨의 제자로 본격적으로 발레를 시작한 김 군은 중학교 3학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과정에 입학해 조기졸업을 앞두고 있다. 김 군은 2009년 러시아 모스크바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금상 없는 은상을 수상하고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촉망받는 발레리노다.
광고 로드중
마린스키발레단은 외국인 무용수를 입단시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유일한 외국인이자 한국인 발레리나였던 유지연 씨가 은퇴한 뒤로 외국인 단원이 없었다. 유 씨는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 출신이지만 김 군은 해외에서 유학한 적이 없는 ‘토종 발레리노’다. 한국인 발레리노가 해외의 유수 발레단에 진출한 사례도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활동한 김용걸 씨 등이 손에 꼽힐 뿐이다.
김 군의 어머니 서난현 씨는 “작년 마린스키발레단 내한 당시 ‘백조의 호수’ 등 공연 영상을 보여줬더니 발레단으로부터 오디션 제의가 왔다. 현지에서도 동양인이라는 점 때문에 다소 망설였다고 전해 들었다”며 “평소 기민이가 마린스키발레단은 꼭 거치고 싶은 무용단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됐다”고 전했다. 김 군을 지도해온 김선희 한예종 교수는 “전통과 역사를 지닌 마린스키발레단은 무용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라며 “한국에서 교육받은 한국인 발레리노가 세계로 진출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