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만 앞세워 달리면 위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건강지키자
○ 맞춤형 달리기 프로그램 설계
정 씨처럼 살을 빼기 위해 무작정 열심히 달리기를 하다 중간에 포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관절을 다쳐 그만두기도 하고 부상까진 아니어도 온몸이 쑤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바람에 운동을 쉬기도 한다.
대부분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운동 효과를 보기 위해 무리하게 달렸을 때에 부작용이 나타난다. 운동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데 단순히 ‘운동을 강도 높게 오래 하면 좋겠지’라는 생각이 문제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와 프로스펙스는 개인별 맞춤형 달리기 방법을 알 수 있는 ‘R-formula’를 만들었다. 신체 조건과 평소 운동량을 입력하면 적합한 달리기 방법을 설계해준다. 각각 다른 신체와 생활 습관을 지녔지만 달리기를 똑같이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프로스펙스 홈페이지(www.prospecs.com)를 방문하면 R-formula를 이용할 수 있다.
○ 평소 운동량 적으면 걷기·달리기 적절히 배합
R-formula 공식은 달리기를 하는 사람을 운동 목적에 따라 △체력 증진 △비만관리 △혈압관리 △당뇨관리 등 네 가지 그룹으로 나눈다. 운동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이 네 가지와 관련된다.
정 씨의 키는 172cm, 몸무게는 70kg이다. 마른 편이지만 뱃살 때문에 몸무게가 정상 체중보다 더 나가는 편이다. 혈압과 혈당은 정상이지만 복부 비만 탓에 윗몸 일으키기를 1분에 20개 정도밖에 못한다.
가장 큰 문제는 평소 격렬한 신체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점. 운동이라고 할만 한 건 잠깐 걷는 게 전부다. 20분 이상 걷는 날도 일주일에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보통 걷기 13분, 빠른 걷기 7분을 하나의 세트로 해서 모두 3세트를 해도 좋다. 운동 시 심박수는 분당 77∼110 을 유지하고, 110을 넘으면 속도를 낮추라는 조언도 나왔다.
정 씨는 평소 운동이 부족했으니 일단 걷기 위주로 시작한 후 신체의 변화를 보면서 운동량을 늘렸어야 했다.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처져 있고 복부비만까지 더해져 무릎 등 관절이 약해진 상태에서 무턱대고 빠르게 달렸으니 몸에 무리가 온 것은 당연했다.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세우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운동하기 힘들다. 오랫동안 운동다운 운동을 안 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올바른 달리기 방법을 실천해야 꾸준히 운동할 수 있고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