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자출관’ 고사 유래지에 43억원 넘는 호화 동상 건립
허난(河南) 성 링바오(靈寶) 시는 최근 관내 한구(函谷)관에 높이 28m, 무게 60t 규모의 초대형 노자 동상(사진)을 세웠다고 중국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크기도 크기이지만 링바오 시는 황금 33kg을 들여 이 동상을 모두 도금했다. 동상 건립에 들어간 총 예산은 무려 2588만 위안(약 43억5000만 원)에 이른다.
한구관은 깊은 골짜기에 세워진 관문으로 기원전 주(周)나라가 쇠퇴하자 노자가 권모술수와 약육강식의 세태에 환멸을 느끼고 은둔처로 떠나며 넘은 관문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노자가 “가르침을 달라”는 관문 문지기에게 “도를 도라고 하면 도가 아니다”라고 시작하는 도덕경을 건네는 ‘노자출관(老子出關)’ 고사가 유래됐다고 한다. 시 정부가 이곳에 대형 노자 황금동상을 세운 것은 이곳이 도교의 성지임을 알려 관광자원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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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잡지는 ‘노자가 이 동상을 봤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재물에 기대어 위세를 떨치려는 지방정부 앞에서 노자가 자기 동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동상이 거대해질수록 국민이 우러러보는 동상은 노자가 아니라 지방정부의 공권력”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