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주변인들 반응
13일, 김경문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소식을 접한 두산 선수단은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최근 성적부진의 책임에 대해 “선수들이 제대로 못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참투수 김선우는 “내일 구장에 나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때까지 믿기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안타깝다. 투수조 맏형으로서 팀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내가 더 죄송스럽다”고 했다.
간판타자 김현수 역시 “성적부진이 감독님 때문은 아니지 않나. 감독님은 선수들을 믿고 기용해주신 것밖에 없는데 선수들이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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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구단 밖에서도 사퇴소식은 야구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김 감독과 가까운 한 야구관계자는 ‘올 것이 왔지만, 생각보다 이른 시점’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는 시즌 중 김 감독이 “구단에서 8년 넘게 기회를 줬는데 우승을 못했으면 나와 두산의 인연은 거기까지인 걸로 봐야 되지 않느냐? 올해 우승을 위해서 모든 준비를 했는데 못한다면 감독인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우승을 못한다면 젊은 선수를 많이 길러내서 다음에 오는 감독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양준혁 야구재단 발대식에 참가한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인식 규칙위원장은 소식을 듣고, 착잡하다는 듯 아무말 없이 고개만 가로저었다. 한편, 김 전 감독과 필생의 라이벌인 SK 관계자들은 “또 하필이면 SK전 연패 후 사퇴 소식을 들어 더 곤혹스럽다. 우리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며 신중한 반응이었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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