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15일 회의를 연다. 자양강장제, 액상소화제, 파스 등 28개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의약품과 달리 의약외품은 대형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파는 곳이 많아지면 매출도 늘어날 터이니 박카스(동아제약)와 가스활명수(동화약품) 판매가 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본도 약국에만 있던 드링크 제품을 10년 전부터 슈퍼에서 팔도록 허용한 뒤 매출이 30~40% 증가했다.
약국에서 파는 드링크 간에는 가격 경쟁이 별로 없었고 박카스=약이라고 소비자에게 인식됐기 때문. 실제로 박카스의 TV광고에는 약국이 반드시 등장한다.
하지만 수많은 음료수 중 하나로 대형 마트나 슈퍼마켓의 판매대에 올라간다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는 확실치 않다. 가격과 마케팅을 포함해 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에서 팔리는 음료는 사실상 정가라는 게 없다. 유통업체간 경쟁으로 가격 후려치기가 빈번하다. 업체도 납품을 위해 가격 출혈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슈퍼에서 팔리는 박카스를 소비자가 더 이상 약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제약사로서는 달갑지 않다. 숙취해소제와 이온음료 등 다양한 음료수가 모두 경쟁 상대가 된다.
정부와 정치권도 약사회의 압력을 부담스러워하는 마당에 제약사가 눈치를 안 볼 수가 있겠냐는 반응도 나온다. B제약사 관계자는 "의사, 약사 그리고 정부까지 가세한 다툼에 제약사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푸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