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과거 한반도 장마는 보통 6월 말(20∼23일)에 시작돼 7월 21∼25일에 끝났다. 대체로 6월 말 장마 시작→7월 말 장마 종료→8월 불볕더위→9월 초 맑은 가을날씨의 기상 패턴을 보였다.
‘장마(rainy spell in summer)’란 6, 7월에 여러 날 동안 계속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여름철에 북상하면서 차가운 대륙고기압과 만나면 기압골 경계면에 장마전선이 생긴다. 장마전선은 6, 7월에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비를 뿌리다가 7월 하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북쪽으로 북상하면서 소멸된다. 따라서 이 이후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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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2000∼2010년 장마 기간 중부지방의 강수량과 장마 기간을 제외한 6∼9월 중부지방 강수량을 비교한 결과 장마철 외의 기간에 더 많은 비가 내린 경우가 11년 동안 7번이나 됐다. 지난해의 경우 장마 기간에 모두 237mm(중부지방 기준)의 비가 내렸지만 그 외 기간(6∼9월)에는 장마철보다 3배 많은 786mm의 비가 내렸다. 이 때문에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기상현상을 ‘장마’라는 용어 대신 아열대 지방에서 나타나는 ‘우기(雨期)’라는 기후학적 표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는 장기적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장마패턴이 바뀌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한반도 기후변화를 관찰한 후 용어 변경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부지방에 이어 서울 등 중부지방의 장마는 24, 25일경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