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닷컴, 3월 ‘아널드 파머’ 2R 45명 측정
재미교포 나상욱(사진)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거북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채드 캠벨, 폴 고이도스와 4시간 46분 만에 경기를 마친 뒤 도마에 올랐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의 한 칼럼니스트는 나상욱에 대해 “달팽이와 공을 쳐야 할 것 같다. 그에게 빠른 건 성(Na)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골프닷컴이 이 대회 2라운드 때 45명의 선수가 샷하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해 6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나상욱은 평균 50초가 걸린 느림보로 나타났다. 평균 55초의 닉 오헌(호주)이 가장 느렸으며 호쾌한 장타로 유명한 J B 홈스(미국)도 생각이 많았던지 52초를 기록했다. 위창수도 50초로 나상욱과 공동 4위였다. 소요 시간은 선수가 공에 다가선 뒤 스윙을 마칠 때까지를 스톱워치로 쟀다.
당시 퍼트 하나에 가장 긴 시간이 걸린 선수 역시 나상욱이었다. 그는 12번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하는 데 91초를 썼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이번에는 빠졌지만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왜글을 36번까지 한 적이 있는 늑장 플레이의 대명사다.
골프닷컴 분석에 따르면 주말골퍼들은 프로 선수와 달리 한 홀에서 샷이 거듭될수록 소요시간이 줄어들었다. 미스샷이 되풀이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뚜껑’이 열리게 돼 급격하게 무너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말골퍼뿐 아니라 프로에게도 슬로 플레이는 눈총의 대상이다. 동료들을 짜증나게 하고 원활한 경기 흐름을 방해하는 한편 제한된 시간 안에 TV 중계도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의 남녀 투어에서는 한 타를 치는 데 상황에 따라 30∼60초의 제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경기위원에게 적발될 경우 1∼2벌타, 최고 2만 달러에 이르는 벌금 등 징계를 해 슬로 플레이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