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을 부모 모시듯… 우리 사회가 따뜻”
김윤옥 여사가 보내온 편지.
3년간 요양보호사로 일해 온 김정숙 씨(56·사진)는 어버이날을 앞둔 6일 집으로 배달된 편지 한 통을 뜯어 보고 깜짝 놀랐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쓴 편지였기 때문이다.
김 여사가 김 씨의 사연을 우연히 듣고 격려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여사는 올 2월 재가노인복지협회를 통해 요양보호사인 김 씨가 치매에 걸린 어르신을 그 자식보다 정성스럽게 모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김 씨가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한 것은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친정아버지 때문이다. 병간호를 하던 어머니는 몸무게가 39kg에 불과할 정도로 쇠약해져 지금은 요양원에 있다. 어머니 대신 요양보호사가 친정아버지를 돌본다. 김 씨는 “부산에 계시다 보니 직접 돌볼 수 없어서 속이 상했다. 내가 다른 아버지에게 효도하면 우리 아버지가 편하실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우리 사회가 서로서로 수발을 들고 효도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이번 편지로 전국에서 일하는 15만 요양보호사들이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