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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여사, 요양보호사 김정숙 씨에게 격려 편지 보내

입력 | 2011-05-27 03:00:00

“치매 어르신을 부모 모시듯… 우리 사회가 따뜻”




김윤옥 여사가 보내온 편지.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 생활을 돕고 계신 김정숙 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효를 실천하는 김정숙 님과 같은 분이 있어서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하고 넉넉하게 느껴집니다. 자부심을 가지시고 지금까지 해오셨던 것처럼 가족의 사랑으로 어르신들을 잘 돌봐주시기 바랍니다.’

3년간 요양보호사로 일해 온 김정숙 씨(56·사진)는 어버이날을 앞둔 6일 집으로 배달된 편지 한 통을 뜯어 보고 깜짝 놀랐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쓴 편지였기 때문이다.

김 여사가 김 씨의 사연을 우연히 듣고 격려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여사는 올 2월 재가노인복지협회를 통해 요양보호사인 김 씨가 치매에 걸린 어르신을 그 자식보다 정성스럽게 모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편지를 손에 쥔 김 씨는 “그냥 목욕시키고 운동시켜 드리고…. 내가 하는 일이 칭찬받을 일인가요”라고 되물었다. 김 씨는 치매로 거동이 불편해진 조모 할머니를 9개월째 돌보고 있다. 조 할머니는 욕창이 생기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김 씨는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대소변을 치우고 변비를 고치기 위해 매일 요구르트에 마를 갈아 넣어준다. 조 할머니의 가족도 “정말 감사하다”며 김 씨의 손을 잡을 정도다.

김 씨가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한 것은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친정아버지 때문이다. 병간호를 하던 어머니는 몸무게가 39kg에 불과할 정도로 쇠약해져 지금은 요양원에 있다. 어머니 대신 요양보호사가 친정아버지를 돌본다. 김 씨는 “부산에 계시다 보니 직접 돌볼 수 없어서 속이 상했다. 내가 다른 아버지에게 효도하면 우리 아버지가 편하실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우리 사회가 서로서로 수발을 들고 효도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이번 편지로 전국에서 일하는 15만 요양보호사들이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