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코팅 독보적… 해외 유명 가방 MCM-코치도 반해
집진기, 통풍기 등을 설치한 대도도금의 생산공장은 2005년 공장 신설 당시만 해도 “돈만 많이 드는 괜한 짓”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국내 표면 처리 업체들도 점차 대도도금의 공장처럼 환경을 바꿔가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대도도금 생산공장의 모습.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국내 표면처리업체는 1923곳, 종사자는 6만7000여 명, 생산액은 7조78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성장률은 매년 3%를 넘기 때문에 언뜻 보면 한국의 표면처리 상황은 밝아 보인다.
○ 우후죽순, 저가경쟁…
형은 영업을, 동생은 기술을 담당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매출 1위 아닌, 기술 1위가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대도도금의 공동대표인 정광미(동생·왼쪽), 정광수 형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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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일에 매달렸다
1998년 설립된 대도도금은 매출액이 30억 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국내 표면처리 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가방, 핸드백 등에 쓰이는 금속 재료의 도금이 주 매출원이다. 특히 가방에서 가장 중요한 금속 장식이 주력 제품이다.
대도도금은 정광수(49), 정광미(43) 형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영업을 담당하는 정광수 대표는 “로고가 들어간 장식은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있고, 브랜드를 알려주기 때문에 오래가고, 각 업체에서도 결함이 없는 완벽한 도금을 원한다”며 “설립 초기부터 이 분야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기술을 담당하는 정광미 대표는 “일부러 고급 기술이 필요한, 비싼 물량만 맡았다”며 “적자를 보고 납품하더라도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만 있다면 계속해서 물량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품질 경쟁으로 승부를 건 배경에는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18세 때부터 표면처리 일을 시작한 정광미 대표는 “기술력이 없다면 회사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중코팅’이다. 지금까지 부품 코팅은 스프레이로 도금액을 뿌리는 분무 형태가 주를 이뤘다. 당연히 제품에 고르게 코팅되지 못했고, 코팅액이 엉겨 붙는 경우가 빈번했다. 정광미 대표는 “이물질이 없는 물속에서 코팅을 하면 불량률을 낮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었지만 1년여의 연구 끝에 수중코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15%이던 불량률이 5% 미만으로 낮아지고, 코팅된 제품의 질도 높아지니 가격을 높게 불러도 일감은 쏟아졌다.
▼ “매출 1위 아닌, 기술 1위가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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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수 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매출이 아닌 기술력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표면처리에서는 국내가 아닌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