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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한국의 고엽제

입력 | 2011-05-20 03:00:00

미군, 1960년대 DMZ이남에 2차례 집중살포




고엽제는 미군이 적의 은신처인 숲을 고사시키기 위해 사용한 맹독성 혼합제초제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라고 불린다. 고엽제가 살포된 삼림지역은 몇 시간 만에 잎이 타들어갈 만큼 독성이 강하다. 미국은 1962년부터 1972년까지 10년간 총 1900만 갤런의 고엽제를 베트남전쟁에 사용했다.

1999년에는 주한미군이 1960년대 말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이남 지역에 고엽제를 집중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주한미군이 1968년 작성해 미국 화생방사령부에 보고한 ‘식물통제계획’이란 문건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1968년 4월 15일∼5월 30일, 1969년 5월 19일∼7월 31일 두 차례에 걸쳐 2만6000여 명의 군 병력을 투입해 고엽제 살포작전을 진행했다. 남방한계선 일대의 북한군 예상 침투로를 불모지화해 침투도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제초제는 약 5만9000갤런이 살포됐고, 이 중 독성이 강한 고엽제는 약 2만1000갤런이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번에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미국인 3명이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묻었다고 증언한 다량의 고엽제는 미군이 DMZ 일대에 살포하고 남았거나 베트남전쟁이 끝난 뒤 한국으로 반입한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 캠프 캐럴은 주한미군의 군수지원 전담 기지다. 일각에선 캠프 캐럴 외에 전국에 산재한 미군기지에서도 고엽제와 같은 독성물질을 처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전쟁 참전자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까지 고엽제로 초래된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고엽제 후유증 환자는 3만5363명, 후유의증(후유증 의심) 환자는 9만239명이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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