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국내 투어의 숨겨진 장점
남해 금산의 산기슭에 자리잡은 암자 보리암 앞으로 펼쳐지는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바다 풍광. 하나투어의 내나라여행 중 서부권과 한려수도, 전국일주 투어 중에 가벼운 아침 트레킹코스로 들르는 곳이다. 남해=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한국형 ‘블루트레인’으로 불리는 코레일의 레일크루즈 해랑 열차.
럭셔리 코치로 다녀오는 하나투어의 ‘내나라 여행’
오전 7시 반 서울 종로구 공평동 하나투어 본사 앞. 기아차의 그랑버드 코치(대형관광버스) 한 대가 대기 중이었다. 이 버스는 430마력 엔진에 45인승 실내를 36인승으로 개조한 대당 1억7500만 원짜리 ‘럭셔리 코치’. 이날 승객은 하나투어의 우수대리점 사장 20여 명. 고가 패키지인 ‘내나라 여행’의 상품성을 체험을 통해 확인하도록 마련한 스터디 투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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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그래요. 뭐가 이리 비싸냐고요. 특급호텔에 묵고 지역 맛집에 들러 향토별미 맛보고 수준 높은 가이드가 가장 편한 버스로 안전하게 모셔서 그렇다고 설명은 드리지만 저 역시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죠. 과연 만족할지가요.” 한 대리점 사장의 말인데 나도 같았다. 110만 원이면 비수기에 동남아의 럭셔리 리조트 3박4일 패키지 가격이어서다.
오전 8시. 버스는 정시에 출발했다. 기사와 가이드 모두 하나투어의 직원. 옷차림이 말쑥했다. 드레스셔츠에 타이를 매고 하나투어 유니폼인 자주색 블레이저 차림이었다. 버스도 하나투어 로고가 선명한 자사 차량. 운전 정숙 성은 고속도로에서 확인했다. 정속(시속 100km)주행이었다. “시속 110km를 넘지 못하게 강제제한장치도 설치했어요. 아무리 가속기를 밟아도 그 이상으로 속도가 오르지 않게요.” 운전기사가 밝힌 ‘버스 안전장치’다.
승객에 대한 배려도 섬세했다. 첫 번째는 선물로 준 목베개다. 라텍스제품인데 장시간 버스여행의 피로를 덜기 위한 것. 좌석에는 허리받침을 두었다. 정차 시 차체가 자동으로 내려앉는 장치는 어르신을 위한 것. 출입문의 계단 턱이 낮아져 오르내리기가 편했다. 36인승으로 개조한 실내도 좌석 앞뒤 간격이 넓어 편안했다.
이 스터디투어의 일정은 2박3일. 서부권(4일)과 한려수도(3일), 이 두 개의 코스를 묶은 것으로 전주∼목포∼보성∼순천∼남해∼통영∼서울 코스였다. 숙소는 목포현대호텔(전남 영암군)과 힐튼 남해 리조트&스파(경남 남해군). 식사(점심 저녁)는 대부분이 향토별미로 전주비빔밥, 목포 회정식, 순천 장어구이, 남해에서는 갈비찜, 통영에서는 ‘이순신밥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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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의 ‘내나라 여행’중에 들르는 숙소와 향토음식.왼쪽부터 남해힐튼리조트&스파의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다보이는 골프장과 한려수도 바다.경남 통영의 전통한옥 향토식당 ‘통선재’에서 개발한 ‘이순신밥상’. 전주 동락원에서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해 직접 만든 전주식 비빔밥.
그러나 모든 서비스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것은 ‘손님이 단 한 명뿐이라도 출발’하는 ‘약속 지키기’다. 모객이 쉽지 않은 외국인 대상 투어(디스커버 코리아)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디스커버 코리아의 외국인 손님은 3월 말 첫 투어(3박4일)에 두 명이래 지금까지 4명, 1명, 2명뿐. “그래도 취소한 적이 없습니다. 최근엔 83세의 미국인 여성 한 분만 모시고 6박7일 전국일주를 다녀왔는데 ‘즐거운 여행이었다’는 감사 e메일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나투어인터내셔널 이원석 과장(내나라여행팀)의 말이다.
문의:내나라 여행 하나투어리스트 (www.hanatourist.co.kr) 1577-1212
철도천국 일본도 부러워하는 달리는 호텔 ‘레일크루즈 해랑’
‘레일 위로 달리는 호텔’ 해랑의 식당칸. 코레일관광개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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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랑은 현재 2대가 운행 중. 승객정원은 고작해야 1호(23실) 54명, 2호(32실) 72명 정도. “해랑을 ‘소수의 특별한 고객을 위한 VIP시스템의 고품격 크루즈열차’라고 부르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운영사인 ㈜코레일관광개발 길기연 사장의 말이다. 그런 만큼 가격(1인 요금)도 높다. 1박 2일의 경우 패밀리룸(3인 1실) 52만 원, 디럭스룸 64만 원, 스위트룸(이상 2인 1실) 77만 원이고 2박 3일은 각각 80만원, 97만5000원, 116만 원이다.
해랑이 운행을 시작한 건 2008년11월. 2009년 승차율은 58%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는 80%까지 올랐다. 이용객도 2008년 317명에서 2009년 2223명, 지난해 3846명으로 증가했다. 주 고객은 의사, 최고경영자(CEO), 사업가 등 고소득층의 부부. 5남매 가정의 장남은 회갑잔치 대신 동생부부를 모두 초청해 2박 3일 가족여행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도 30%나 된다. 특히 일본인 단체여행객이 많다. 해랑은 일본 JATA 세계여행박람회에서 ‘교통성대신상’을 받았다. JR규슈 철도회사는 해랑을 본떠 일본형 레일크루즈를 만들 계획이다.
문의:해랑레일크루즈 코레일관광개발 (www.railcruise.co.kr) 1544-7755
조성하 여행전문 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