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 하나나하나가 드라마
모던발레에서 컨템퍼러리발레로 진화를 이룬 안무가 이르지 킬리안의 ‘프티 모르’와 ‘젝스 탄체’가 한국 무용단의 공연으론 처음 6월 9∼12일 무대에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킬리안은 누구인가
안무가 이르지 킬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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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이야기, 발레의 화려한 기술이 강조되는 고전발레에서 완전히 벗어나 움직임 그 자체를 통해 기승전결을 담아내고 심리적 표현을 해낸다는 것이다.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며 동작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특징이다. 윌리엄 포사이드, 장크리스토프 마요 등에게 영향을 미친 안무가이기도 하다.
○드레스 모형부터 가발까지 소품을 주목하라
이번에 공연되는 ‘프티 모르’는 ‘심리극의 대가’인 킬리안의 면모를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짧은 죽음을 뜻하는 프랑스어 제목에는 오르가슴이라는 뜻도 담겼다. 이 작품에는 남성 무용수 6명, 여성 무용수 6명, 그리고 사람 크기의 드레스 모형 6개가 출연한다. 드레스 모형은 무용수들의 파트너 역할을 하며 작품이 표현하는 여섯 가지 감정을 대변한다. 여섯 가지 감정은 호전성, 성욕, 에너지, 침묵, 후천적 무감각, 나약함이다.
‘젝스 탄체’에도 극의 분위기를 이끄는 독특한 소품이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무용수들은 18세기 유럽 복식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는다. 흰색 분가루가 풀풀 날리는 가발과 속바지를 연상시키는 흰색 바지에 상체를 노출한 남성 무용수, 얼굴에 온통 흰색 분칠을 한 채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 무용수의 모습은 이 작품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강조한다.
‘젝스 탄체’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6개의 독일무곡을 사용했다. 킬리안은 이 곡이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은 역사적으로 전쟁과 혁명이 격렬하던 시기에 작곡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모차르트가 격변하는 사회상을 경쾌한 음악을 통해 역설적으로 풀어냈듯 한 가지 맥락으로 이어지거나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6개의 짧은 극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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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