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남태령 안넘었다… 상황 변하면 개인적 결단”
박 차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임명직 공직자는 임명권자를 따르는 게 기본 도리이며 여건과 상황에 변화가 있으면 개인적 결단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변화와 도전에 주저하거나 두려워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지금까진 내가 일을 많이 벌였는데 다음번(후임)은 이를 마무리하고 수습하며 내실을 다지는 차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만간 차관직에서 물러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그동안 제 나름대로 (자원외교를 위해) 해외출장을 열심히 다녔다. (지경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서울 여의도로 가기 위한 길목인) 남태령을 넘지 않겠다는 약속을 그동안 지켰다고 자부한다”는 말도 했다.
박 차관의 발언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 선출 뒤 여권 내 권력 지형 재편과 맞물려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박 차관이 이명박 정부의 조각(組閣)을 실무 지휘한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SD)을 10년 넘게 보좌한 SD계 핵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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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랜만에 기자들을 만나 공직자로서 원칙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기업과 국회 정부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 복귀설에 대해선 “알아서 잘 판단해 달라”며 딱히 부인하지도 않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