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보 당국이 2007년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를 제보했지만 당시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프간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DS)은 2004년 빈 라덴이 이미 파키스탄 내부로 도피해 있다고 판단을 내렸으며 2007년에는 아보타바드 인근 지역을 은신처로 지목했다고 아므룰라 살레(39) 전 NDS 국장이 이날 밝혔다.
2004년 무렵만 해도 빈 라덴이 아프간 국경지대의 동굴에 은신하고 있다는 설이 유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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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07년 NDS는 아보타바드에서 알-카에다의 안가 2곳을 발견하고는 지근거리에 있는 만셰라 마을에 빈 라덴이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프간은 이런 내용을 파키스탄에 전달했지만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파키스탄대통령이 이를 터무니없는 정보로 치부하며 묵살했다고 살레는 주장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NDS의 보고를 받고는, 빈 라덴이 그처럼 눈에 잘 띄는 지역에 숨어 있을 리가 없다며 격노했다는 것.
당시 무샤라프는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내가 그런 허술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말이냐?"고 외치고는 카르자이 대통령을 향해 "이런 놈들을 데리고 와서 나에게 정보를 가르치려는 의도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고 살레는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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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는 또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카라치에서 파키스탄 정보기관 ISI의 안가에 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오마르는 ISI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간단히 말해, ISI를 이끄는 아마드수자 파샤 중장은 오마르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고 측근으로부터 매일 탈레반 지도부의 소재에 대해 보고를 받는다"고 단언했다.
살레는 2004년부터 6년 이상 NDS를 이끌어 왔으며 미 중앙정보국(CIA)의 신임을얻고 있는 인물이지만 파키스탄과는 반목의 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레는 최근 탈레반과 협상을 추진하는 카르자이 대통령에도 날을 세우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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