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됐다는 소식에 미국 전역이 환호로 뒤덮인 가운데 당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빈 라덴의 죽음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심경을 2일 CNN에 털어놓았다.
아버지는 2001년 9월 11일, 23살 생때같은 아들 제임스를 테러로 잃었다.
아들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채권중개회사인 캔터 피츠제랄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103층의 사무실로 출근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빈 라덴 세력의 항공기 자살테러로 숨졌다.
이들 희생자는 9·11테러 사망자뿐만 아니라 멀게는 2000년 예멘에서 알-카에다 공격으로 폭파된 미 구축함 USS콜(USS Cole) 선원들과 가깝게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어나가는 군인들까지 모두를 포함한다고 아버지는 설명했다.
그는 빈 라덴이 죽었다고 해서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는 못하고, 아들의 죽음에 따른 고통이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줄어들지도 않으며 그 고통의 '종결(closure)'이라는 것은 없다고 토로했다.
아버지는 정부 관리들 사이에 만연한 무능과 부패가 9·11 테러를 막지 못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그럼에도 지금까지 어떤 누구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그 누구도, 항공기 보안강화 충고를 새겨듣지 않은 부시 행정부의 그 누구도, 법 규제 상식을 벗어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자를 발급했던 국무부 관리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책임을 묻고, 향후의 테러 공격에서 미국민들을 보호할 적절할 조처가 마련되는 날에야 빈 라덴의 죽음을 기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