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폭풍드리블… 수비수 4명 농락하고 쐐기골
놀란 축구팬들은 그 순간을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불렀다.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 그가 또 한 번 축구사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감독들의 원색적인 말싸움과 팬들의 야유, 선수들의 극한 몸싸움이 벌어지며 전쟁 같은 긴장감을 낳은 ‘영원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이 펼쳐진 28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의 안방인 스페인 마드리드 베르나베우 경기장 8만여 석은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다. 260만 원에 이르는 최고급 티켓 4000장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 소문난 잔치의 주인공은 레알 팬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메시였다.
후반 42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은 메시는 빠른 스피드로 몸값만 수백억 원에 이르는 초호화 클럽 레알의 수비진을 돌파하며 이들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약 35m를 질주하며 순식간에 수비수 4명을 제친 메시는 넘어지며 골을 성공시켰다. 2-0. 이에 앞선 후반 31분 측면 패스를 논스톱으로 연결해 선제 결승골을 뽑은 뒤였다. 폭발할 듯한 함성 대신 레알 팬들의 탄식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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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은 경기 내내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하프타임 때는 선수들끼리 충돌해 패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다. 결국 후반 16분 거친 수비를 펼치던 레알의 페페가 퇴장당했고 이것이 치명타였다. 이에 항의하던 레알의 조제 모리뉴 감독까지 함께 퇴장당했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후 “왜? 왜? 왜?”를 외치며 심판들이 바르사를 너무 봐준다고 항의했다. 두 팀은 5월 4일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