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울-도쿄 셔틀노선 뜬다
○ 한중일 수도 1일 생활권
이번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으로 중국과 교역을 많이 하는 기업들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인천공항 대신 김포공항을 이용하면 베이징까지 시간은 50∼60분, 금액은 5000∼5만6000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은 동북아 3국의 수도를 잇는 베세토 라인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포∼베이징 노선은 2003년 개설된 김포∼도쿄(하네다) 노선과 마찬가지로 수도의 시내 공항을 이용하는 셔틀노선이다.
○ 인천공항은 오히려 ‘허브’ 위상 우려
이번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은 신규 개설이 아닌 전환에 해당된다. 기존 인천∼베이징 노선 가운데 일부를 김포∼베이징 노선으로 돌리기로 한 것. 국토부는 “중국 측이 베이징공항 슬롯(이착륙 가능시간대) 부족과 인천∼베이징 공급 과잉을 이유로 김포∼베이징 노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인천∼베이징에 취항 중인 대한항공(주 18회)과 아시아나항공(주 24회)의 운수권 일부를 김포∼베이징으로 돌리기로 하면서 중국 측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인천공항의 성장을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계산에 말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인천∼베이징 수요가 김포로 분산되면 인천공항을 통해 타국으로 떠나는 허브공항으로서의 위상이 약화된다”며 “이는 베이징공항의 힘을 키우려는 중국의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 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국토부 측은 이날 “인천∼베이징 노선에서의 환승률은 9%에 불과하다”며 “인천∼베이징 운항 횟수 가운데 일부만 김포로 돌리는 만큼 인천공항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로스앤젤레스(LA) 36%, 런던 34%, 뉴욕 32%, 마닐라 29% 등의 순이었다.
○ 달갑지 않은 항공사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허브 약화’를 주장하는 이면에는 베이징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밀릴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인천∼베이징 노선에서 아시아나는 주 24회, 대한항공은 주 18회를 운항한다. 이 가운데 양사가 7회씩 김포로 분산시킨다면 아시아나는 남은 17회로 하루 2편 이상 운항이 가능하지만 대한항공은 11회가 남아 하루 2편 운항이 불가능하다. 선택의 폭이 좁아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