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이 튼 키위나무 묘목은 지금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런 ‘깜짝 발아’의 이면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식물 종자의 ‘잠’을 깨워주는 휴면타파입니다.
대부분의 온대식물 종자는 결실 후 일정기간이 지나야만 싹을 틔웁니다. 가을에 떨어진 종자에서 바로 싹이 나온다고 생각해 봅시다. 어린 싹은 곧 닥쳐올 추운 겨울 동안 얼어 죽고 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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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타파는 종자를 인위적으로 휴면에서 깨우는 것입니다. 가정원예를 하는 분들이 연중 아무 때나 싹을 틔우려면 휴면타파가 꼭 필요하지요. 가장 일반적인 것은 냉장고 냉장실에 씨앗을 넣어 인위적으로 겨울을 나게 하거나, 종자 표면에 흠집을 내 수분흡수가 쉬워지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키위주스를 파는 가게들은 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를 이용합니다(원래 휴면타파에는 6∼7도에서 600∼800시간 보관이 필요). 이 과정에서 키위 종자는 ‘겨울’을 나게 됩니다.
키위주스에서 싹을 틔우려면 다음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키위주스를 이용한 발아법은 경험상 50% 정도의 발아율을 보입니다.
1. 먹다 남은 키위주스에서 과육을 분리하세요. 컵에 물을 부은 후 흔들어주면 씨앗은 아래로 가라앉고 과육은 위로 뜹니다. 이때 과육과 물을 살짝 따라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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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름∼한 달 정도 기다리면 씨앗이 발아하기 시작합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