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어휘-기출문제 섭렵”“수학 복습-정리 매일매일”
《대학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은 편입을 생각한다. 4년제 대학에서 2학년까지 마치거나 전문대를 졸업하면 일반편입에 지원할 수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학사편입에 지원할 수 있다. 시험을 통과하면 원하던 대학의 3학년생이 된다. 하지만 경쟁률이 30 대 1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바늘구멍 같은 편입 관문을 통과한 대학생의 경험담을 들어봤다.》
■ 고려대 사회학과 임보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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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면 점심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오후 공부를 하기 위한 휴식시간이었다. 오후에는 복습과 예습에 치중했다. 나머지 시간에는 과목별로 문제를 풀었다. 상반기에는 어휘와 문법을 외우고 기출문제를 주로 풀었다. 하반기에는 독해에 집중했다. 저녁을 먹은 뒤에도 독해 지문을 계속 풀었다.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했지만 주말은 모의고사가 있는 날이 아니면 쉬었다. 열심히 공부한 나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했다.
편입영어는 어휘 문법 논리 독해 등 4과목으로 구분된다. 어휘는 여러 번 출제된 단어 위주로 외웠다.
문법은 시험에 나오는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유형을 익힌 다음 기출문제를 많이 접해봐야 쉽게 익힐 수 있다. 하루 30문제씩 시간을 정해 놓고 푸는 연습을 매일 하다 보니 문법이 공식처럼 풀리게 됐다. 논리는 오답도 답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출제자의 의도를 계속 파악해야 한다. 편입영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독해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려면 하루도 빠짐없이 지문을 읽어야 한다. 나는 하루에 지문 10개를 한꺼번에 푸는 연습을 계속 했다. 편입은 높은 경쟁률이 보여주듯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자기의 목표를 정하고 길에 들어서야 중간에 길을 바꾸는 일이 없을 것 같다.
■ 편입학 최근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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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이 가장 큰 영어가 당락을 좌우한다. 영어를 100% 반영하는 대학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20곳(1단계 영어 100% 포함)에 이른다. 영어를 일부 반영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
지난해에 수원대와 용인대가 처음 영어시험을 도입하는 등 수도권 42개 대학에서 영어시험을 봤다. 숙명여대는 학사편입에 영어시험을 부활시켰다. 서울과학기술대 공대가 지난해 수학시험을 처음 치르면서 수학을 전형에 포함시킨 대학은 18곳으로 늘었다. 광운대 건축학과, 국민대의 공대 전자정보통신대학 나노전자물리학과에 수학이 추가됐고 숙명여대 자연과학부도 수학시험을 부활시켰다.
○ 전형 일정 점점 빨라져
전형 일정은 점점 빨라진다. 지난해 12월에 필기시험을 본 대학은 고려대 국민대 경기대 등 3곳이었다. 올해 1월 10일 이전에 필기시험을 본 곳도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 등 8곳이나 됐다. 전형일이 분산되면서 응시 기회는 늘었다. 복수 지원 기회가 2010학년도에는 최대 22회, 2011학년도에는 25회로 늘어나는 추세다.
○ 특별전형 기준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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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박호준 씨
대학을 다니면서 편입에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군대도 갔다 왔는데’라는 마음으로 도전하기로 했다.
이과였던 나는 영어와 수학, 둘 다 공부해야 했다. 평일에는 수업이 있으므로 저녁반 영어수업을 들었다. 주말에는 수학만 공부했다.
수학은 수업을 듣고 나면 그 자리에서 복습을 했다. 주중에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복습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문제가 어려우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봤다. 공부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미뤄두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빨리 해결하려 했다.
복습은 공부한 내용을 다른 노트에 한 번 더 옮겨 적는 방식으로 했다. 남학생들은 대부분 연필로 노트에 대충 적어놓는다. 나는 다시 볼 때는 어떤 내용인지 생각이 안 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수학 공부도 해야 하고 학교도 다녀야 하므로 영어 4과목을 완벽히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기본인 어휘에 가장 중점을 두기로 했다. 어휘를 공부하기 전 모의고사에서는 저조했던 점수가 어휘를 외울수록 올랐다.
어휘 공부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학교 갈 때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단어장을 봤다. 몇 개월이 지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주위 문과 학생보다 높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이과는 수학도 봐야 하니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편입을 고민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다. 나도 고민이 적지 않았지만 성공한 뒤의 쾌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원하던 대학에 다닌다는 자신감까지 붙게 됐다.
대학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원하는 학교,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는 것은 성공이란 문턱에 조금 더 다가가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