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2002~2009년 분석계단 자주 헛디디면 의심을
당뇨병을 앓고 있는 강모 씨(77)는 최근 길을 걸을 때 옆 사람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좁아져 병원을 찾았다. 갑작스러운 안압 상승으로 인한 녹내장이었다. 1년 전만 해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질병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2년 20만6982명이던 녹내장 환자 수는 2009년 40만1063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녹내장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눈 질환이다. 당뇨병성 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성인 실명의 3대 원인으로 꼽힌다.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진행 경로다. 시신경 혈액 공급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기도 한다. 안압 상승이나 혈류 장애로 시신경이 손실되고 시야가 좁아지면서 말기에는 시력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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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는 인구가 늘어난 것도 녹내장 환자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박종운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과거에는 시야가 좁아지고 두통을 동반한 안통이 와도 피로나 노화로 여겼지만 지금은 건강검진을 통해 녹내장 진단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8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는 자각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계단을 내려갈 때 헛디디거나 사물에 대한 초점을 맞추기 힘든 현상이 자주 나타나면 녹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운전할 때 시야가 좁아져 옆 차선이 보이지 않을 경우에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오는 급성 녹내장은 두통 오심 구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녹내장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가족 중 녹내장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정기 검진이 필수다. 근시인 사람에게도 녹내장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현주 을지병원 안과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도 녹내장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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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녹내장 의심 증상::
○ 계단을 내려갈 때 헛디디는 경우가 잦다.
○ 운전할 때 시야가 좁아진다.
○ 급격히 시력이 떨어진다.
○ 편두통이 잦다.
○ 머리가 아프면서 눈이 빠질 듯이 아 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