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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정당 수입-지출 후진성

입력 | 2011-04-12 03:00:00

4.8% 지출중 정책개발비 비중… 조직관리-인건비는 67%
32.9% 국고보조금이 수입원 1위… 세금으로 당 운영하는 셈




각 정당의 가장 큰 수입원은 국민의 세금이었으며 정책 개발보다는 인건비와 조직 운영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의 수입원 중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32.9%로 가장 많았다. 당원들이 내는 당비는 597억여 원으로 전체 수입 2046억 원의 29.2%에 그쳤다.

정당별로 수입원의 차이가 컸다. 자유선진당과 미래희망연대는 국고보조금이 전체 수입 중 차지하는 비율이 46.5%, 68.1%로 가장 많았다. 반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당비가 각각 39.6%, 48.6%로 가장 많은 수입원이었다.

이날 공개된 지출 명세는 중앙선관위 이종우 사무총장이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당의 돈이 대부분 정당 유지에 쓰일 뿐 정책 개발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대목을 확인해줬다.

▶본보 11일자 A1면 이종우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4·27 재보선부터… ”
A8면 “보궐선거 원인제공 정치인에 선거비용 부담… ”

전체 지출 명세 중 선거지원, 홍보 등 조직활동비와 인건비, 사무소 설치·운영비 등 기본경비가 각각 35.5%, 3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당이 쓴 정책개발비는 모두 85억 원으로 전체 지출의 4.8%에 불과했다.

선거가 있는 해가 되면 당비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현상도 여전했다. 지난해에는 지방선거가 있던 해여서 각 당의 당비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한나라당의 당비 수입은 214억 원으로 2009년(121억 원)의 1.8배로 늘었다. 민주당의 지난해 당비 수입(211억 원)도 2009년(38억 원)의 5.5배에 달했다.

2008년부터 최근 3년간 70억 원대로 비슷한 수준의 당비를 받은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은 총선이 있던 2008년보다 2009년에 당비 수입이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늘었다.

주요 정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을 받은 출마자들은 몇 개월 치 당비를 일시금으로 제출하도록 당에서 강제하기 때문에 선거가 있는 해가 되면 당비 수입이 늘어난다”며 “평소 당원들이 내는 당비가 적기 때문에 고육책으로 각 당이 공천자들로부터 사실상 공천 대가와 다름없는 당비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이현우 교수는 “정당들이 국민들로부터 공적인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진성당원 대신 사적 네트워크로 당원을 확보하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라도 각 정당은 차별화된 정책 개발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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