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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결국 구제금융…국제 금융 시장 호재?

입력 | 2011-04-07 07:44:26


재정위기를 겪어오던 포르투갈이 구제금융 압박을 거절해오다 6일 결국 백기투항했다.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국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정식으로 신청한 것은 아니지만, EU 집행위원회는 곧바로 소크라테스 총리의 발표를 확인함으로써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을 기정사실화됐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유로존 17개 국가 중에서는 세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가 됐다.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가 TV 성명에서 언급한 대로 국제시장에서 자금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무디스가 지난 5일 국가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하향조정 한데 이어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실 대변인이 나서 엄격한 조건이 붙는 긴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브리지론도 받을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국가 가운데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군에 속하는 포르투갈은 방만한 국가경영으로 국고가 고갈되면서 지난해 재정위기를 맞기 시작한 이후 구제금융 가능성이 불거져 나왔지만 포르투갈 정부는 이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마련한, 추가 증세와 복지축소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긴축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데 책임을 지고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가 사임한 후 정치불안이 불거지면서 가뜩이나 높은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총리 사임 당시 7.63%였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주일 만인 6일 8.8%를 돌파하고, 이날 1년물 국채 수익률도 독일의 30년물 수준인 5.9%까지 치솟았다. 10년물 수익률은 5일 한때 9%를 넘어서기도 했었다.

포르투갈에 구제금융은 EU 집행위원실이 말한 대로 '엄격한 경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수용해야 하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이지만, 국제금융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지금껏 발목을 잡아왔던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이미 증시나 외환시장에 포르투갈 요인이 반영돼 왔기 때문이다. 이날 구제금융 발표 시점에 유럽 증시와 외환시장은 마감됐으나 뉴욕증시에 미친 영향력은 미미할 정도였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포르투갈의 결정 소식이 거의 반영되지 않고 유럽중앙은행(ECB)의 7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달러화에 비해 1년2개월 만에 최고를기록했다.

미국 뉴욕 증시도 포르투갈의 불확실성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때문인지 별다른 영향 없이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당장 6월 중순까지 90억유로 규모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포르투갈에 600억~800억유로의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에 국제통화기금(IMF)이 가세하면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관련 규정에 따라 최대한 신속히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IMF도 "아직 어떤 신청도 받지는 않았지만 자금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제금융을 거론할 때마다 포르투갈과 함께 거론됐던 스페인은 최근 사정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이 흔들려 구제금융을 받는 사태는 포르투갈과 그리스, 아일랜드 3개국을합친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이 커서 유로화의 앞날 조차 불투명해질 수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직접 나서 "스페인이 시장을안정시키기 위한 올바른 재정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구제금융 가능성을 차단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페인 재정상황과 경제는 호전돼 당초의 우려에서는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정책 당국과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6일 스페인 엘 파이스 신문과 미국 워싱턴 포스트, 이탈리아의 라 레푸블리카 등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스페인 정부가 연금 문제와 노동시장,은행 개혁과 관련해 재정적인 측면에서 취한 정책들이 옳았다고 본다"면서 "따라서 스페인이 어떤 종류의 재정지원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유로존 재정위기는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들인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3개국을 구제금융으로 지원하고 손을 떼는 수순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벌써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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