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
이 중 부품 국산화 제고와 공급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중간재 기업들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무역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에서 출발해 생산 기지인 중국,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부품 중 상당 부분이 다시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 흘러들어 가는 구조이다. 출발점인 동북아시아에서 부품 조달이 차질을 빚게 되면 글로벌 무역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이번 대지진 이후 각국의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일본에 대한 부품소재 의존도를 낮추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다.
2000년 이후 수년간 일본의 주식시장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나타냈지만 유독 부품소재 기업들은 장기간 강세 기조를 나타냈던 경험이 있다. 히타치화학, 니토덴코, 덴소, 브리지스톤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일본 정보기술(IT),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가는 과정에서 IT 부품, 전자소재,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일 수 있었고 장기적으로는 완성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환경 변화들로 인해 부품소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지가 강해질수록 경쟁력이 검증된 한국의 중간재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