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챔프전서 KDB 꺾고 5년 연속 통합우승 임달식 감독, 노장 - 신인선수들 하나로 묶고 금자탑
관중들의 외침과 함께 버저가 울린다. 마무리 슛을 터뜨린 김단비가 동료들에게 달려가 안긴다. 부둥켜안은 임달식 감독과 선수들 머리 위를 축포와 꽃가루가 흩날린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5년 연속 통합우승의 금자탑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신한은행이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KDB생명을 67-55로 꺾고 3연승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전반에 21-27로 뒤졌지만 3쿼터 들어 하은주(19득점 9리바운드)가 살아나며 경기를 뒤집었다.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평균 23득점을 폭발시킨 하은주는 기자단 투표에서 53표 중 35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하지만 철저한 연구와 노력을 통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조선대 감독을 맡으며 팀을 2부에서 1부로 승격시켰다.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감독으로 부임한 2008년엔 데뷔 첫해 우승컵을 거머쥔 최초의 감독이 됐다. 올 시즌은 본인과 하은주, 김단비 등이 광저우 아시아경기 대표팀에 차출됐고 정선민까지 다쳤지만 이마저도 이겨냈다.
임 감독은 “통합 3연패 후부터 주변에서 ‘신한이 져야 여자프로농구가 산다’는 농담을 들을 때마다 힘들었다”며 “내년에는 성적만을 위한 농구에 머물지 않고 트레이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새로운 신한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뉴 레알 신한’을 이끌 선두주자는 주장 강영숙(30)이다. 리바운드 수비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살림꾼이지만 올 시즌 공격(평균 11.31점)에도 눈을 떴다는 평가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강영숙은 6개 구단 감독이 가장 탐내는 선수가 됐다. 상대가 더블 포스트로 나와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강영숙이 없었으면 챔피언 5연패도 없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 차세대 에이스 김단비(21)의 성장세도 무섭다. 지난해 체코 세계선수권과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다녀온 이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정규시즌 득점 5위(13.5점)에 올랐고,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주득점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윤아(26)도 포스트 전주원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전주원이 완급조절 능력이 뛰어난 정통 포인트 가드라면 최윤아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조직 농구에 능하다. 임 감독은 “최윤아가 있어서 신한은행은 완전히 다른 색깔의 무기를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