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후계자’ 이유있는 진화
김보경은 영리한 플레이와 남 다른 센스로 ‘제2의 박지성’이라 불린다. 25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를 해 합격점을 받았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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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동료들에 믿음 주는 플레이
박지성 형의 모든 것 닮고싶어
플레이스타일·성격까지 붕어빵”
“온두라스전 호평? 내 플레이 했죠
장거리 슛·몸싸움 등 아직은 숙제
영리하다고? 머리 좋은건 아닌데”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은 이름보다 ‘제2의 박지성’으로 더 자주 불린다.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최근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자신의 후계자로 직접 김보경을 지목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현 인천 감독) 등 지도철학이 모두 다른 지도자들이 한결 같이 칭찬하는 선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축구를 할 줄 아는 영리함을 지녔다”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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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를 마친 뒤 곧바로 일본으로 돌아가 곧 재개될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보경과 29일 국제전화 인터뷰를 했다. 전화기 너머는 시끌시끌했다. 이날 오사카에서 벌어지는 일본대표팀과 J리그 선발팀의 자선경기를 보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25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이후 평가가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썩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그냥 무난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많이 칭찬해주셔서 기쁠 따름이다.”
-대표팀에서 등번호 7번을 받아들 때 느낌이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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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타일 이외에 말투나 성격 등도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하. 나도 몰랐는데 언론에서 그러시는 것 같더라. 글쎄. 개인적으로는 지성 형의 모든 것을 닮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비슷해져 가는지도 모르겠다.”
-박지성과는 평소에 연락을 주고받나.
“마음은 있는 데 솔직히 그러지는 못하고 있다. 트위터 등을 통해서는 구자철, 조영철, 김영권 등 또래들과 많이 연락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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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감과 신뢰감이라는 단어로 요약하고 싶다. 지성 형이나 주영 형은 확실히 그라운드 안에서 동료들에게 믿음 가는 플레이를 보여준다. 나도 그런 점을 꼭 갖고 싶다.”
주제를 바꿨다.
김보경은 약관의 나이에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조광래호 출범 이후 아시안 컵에서는 주전에서 밀리며 쓴 맛을 봤다. 처지가 바뀌었다.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에 탈락했던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K리그에서 뛰는 후배 지동원(20·전남)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아시안 컵 때 좌절감이 컸을 것 같다.
“단 한 경기도 못 뛰었다.(웃음) 대표팀에 오면 늘 경쟁의식이 앞섰던 것 같다. 그래서 내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아 이번 온두라스와 평가전 때는 경쟁자들은 신경 쓰지 말고 내 플레이만 하겠다는 마음으로 했다.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더 잘 됐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J리그에서 2년째를 맞는데.
“1부와 2부 리그는 확실히 다르다.(김보경은 작년 세레소 오사카에 입단한 뒤 2부 리그 오이타로 임대돼 28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올 시즌 다시 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1부 리그의 높은 수준이 앞으로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빨리 리그가 시작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영리하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기 중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것뿐인데 자꾸 영리하다고 하셔서…. (지능지수가 높은 것 아니냐고 묻자 웃으며) 잘 모르겠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스스로 보완해야 할 점은.
“아직 슛이나 장거리 킥 등이 조금 부족하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신장과 힘이 좋은 외국 선수들과 붙으면 몸싸움에서 밀려 내 장점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고 3∼4kg 정도 근육이 붙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
-올 시즌 목표는.
“일단 팀 우승이다. 개인적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사진 | 김종원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김보경 누구?
▲ 생년월일 : 1989년 10월 6일 ▲ 신장/체중 : 178cm/73kg ▲ 포지션 : 미드필더 ▲ 현 소속 팀 : 세레소 오사카 ▲ 학력 : 서울 오류초→용인 원삼중→신갈고→홍익대 ▲ A매치 데뷔 : 2010. 1. 9 vs 잠비아(친선경기) ▲ A매치 출전 : 9경기 0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