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년 추모제
우종우, 김현도, 박건서 씨(왼쪽부터)가 개구리소년 사건 발생 당시 보상금 전단지를 보면서 아이들의 기억을 더듬고 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개구리소년들이 사라진 지 20년이지만 아버지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1991년 3월 26일 기초의원선거로 임시공휴일이었던 이날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당시 12세), 김영규(당시 11세), 박찬인(당시 10세), 김종식 군(당시 9세) 등 5명의 아이는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들은 2002년 실종 장소였던 와룡산 세방골에서 싸늘한 유골로 발견됐다. 소년들의 아버지 우종우(63), 조남환(63), 김현도(67), 박건서 씨(57)는 “아이들의 한(恨) 때문에 눈을 감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20년간 남은 건 ‘사인’을 알지 못한 채 바보같이 보낸 세월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우 씨는 1t 트럭을 몰고 4년 가까이 전국을 누비며 뿌렸던 전단을 꺼내 보이면서 “허망한 세월이 개탄스럽다”면서 “전국에 돌렸던 전단만 1000여만 장이 넘었다”고 밝혔다. 당시 큰돈이었던 보상금 4200만 원을 내걸면서 수백 건의 제보가 접수됐지만 아이들을 찾을 수 없었다. 김 씨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반인륜적인 사건은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개구리소년 사건은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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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