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산업 지각변동
JW중외제약 제공
○ 성장 빠른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기존 합성의약품에 비해 성장세가 무척 빠르다.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1.9%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16%로 껑충 높아졌다. 2020년에는 2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의약품의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853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바이오의약품의 생산량 증가율은 △2007년 38.1% △2008년 20.1% △2009년 37.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나 제약업의 매출 증가율이 2.8∼10.3%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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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제약사들도 신약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는 2009년 바이오의약품이 주력인 와이어스를 인수합병(M&A)하는 등 초대형 제약사들의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이 거세다. 앞으로 의약 시장의 판도가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중심축이 옮겨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내년 이후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신약(전 세계 매출 1억 달러 이상)의 특허기간이 줄줄이 끝나는 것은 국내 기업들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신약에 비해 바이오시밀러가 비용은 적게 들지만 개발 성공확률은 높아 여러 국내 기업이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2008년 64억 달러(약 7조168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암젠사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특허기간이 2012년 만료되는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레미케이드’(2008년 매출 53억 달러), ‘에포젠’(2008년 매출 51억 달러) 등 굵직한 신약의 독점판매 기간이 종료된다.
○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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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제공
녹십자는 연구개발 역량의 약 70%를 바이오의약품에 투입하고 있다. 1996년부터 시작해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 치료제 ‘그린진 F’는 미국에 4억8000만 달러 규모의 완제품을 수출하기로 했다.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GC1111’, 파브리병 치료제 ‘GC1119’ 등 희귀의약품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백신, 세포배양 독감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2001년 국내 최초 바이오신약이자 국산 2호 신약인 ‘이지에프 외용액’을 개발한 대웅제약은 아데노 바이러스를 이용한 표적 항암제 등 7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또 의료기기에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인공뼈에 골형성 촉진 단백질을 접목한 신개념 의료기기 ‘노보시스’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의 3상 임상을 종료하고 내년 출시를 위한 본격적인 허가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임상 결과 기존 치료제로는 효과가 없었던 상당수 환자의 증상이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JW중외신약의 자회사인 JW크레아젠은 수지상세포 기술을 바탕으로 간암, 전립샘암, 류머티스 관절염 등 새로운 개념의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약효 지속시간을 개선한 바이오베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06년 개발한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를 기존 바이오 의약품에 접목할 경우 1∼2일에 불과한 약효지속 시간이 1주일∼1개월로 늘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8개 제품의 바이오베터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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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은 2014년 출시를 목표로 지속형 당뇨치료제 ‘GX-G6’ 개발에 나섰고, SK케미칼은 대규모 백신 생산단지 건립을 추진하는 등 백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