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100억대 거래… 3년만에 매각檢 “서미갤러리 대표 곧 소환”
오리온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국내 유명 화랑인 서미갤러리와 수상한 거래를 한 흔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2006년 7월 회사 창고 터였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1755.7m²(약 530평)를 주변 시세보다 100억 원가량 싼 169억3800만 원에 시행사 E사에 넘겼다. E사는 같은 해 8월 11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은 뒤 이 중 40억6000만 원을 서미갤러리에 전달했다.
E사는 이 돈을 오리온그룹 오너 일가와 친분이 두터워 땅 매입을 도와준 것으로 알려진 중견가수 최모 씨의 부인 박모 씨를 통해 서미갤러리에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오리온 계열사 메가마크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지은 고급빌라 ‘마크힐스’의 시행사인 M사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박 씨는 지난주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조사에서 “오리온이 E사에 땅을 싸게 파는 대신 비자금 조성을 요구했으며 그 돈(비자금) 40억 원이 서미갤러리 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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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갤러리는 오리온그룹의 위장계열사로 의심받고 있는 H갤러리와 100억 원 상당의 미술품을 사고팔면서 비자금 조성 등을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H갤러리는 오리온에 포장용기를 납품하는 업체인 I사가 2005년 55억 원에 인수한 회사다. I사에는 오리온그룹의 임원 출신들이 등기이사,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오리온그룹 오너 일가의 방계회사도 3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H갤러리는 2008년 9월 I사에 흡수·합병됐다.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조만간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