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녹음 CD 법정서 공개檢 “한씨 진술번복 암시한것”… 변호인 “이장이라고 말한 것”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9억여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번복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50·복역 중)의 아버지 한모 씨가 아들의 위증을 염려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특별검증기일에서 검찰은 한 전 대표가 구치소에 면회 온 부모 등과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 CD 60여 장을 공개했다.
CD 녹취 내용에 따르면 한 전 대표가 진술을 번복하기 한 달쯤 전인 지난해 11월 15일 한 전 대표가 아버지에게 안부를 묻자 아버지는 “괜찮다. 위증 그런 것 때문에 일이 엇갈리는 것뿐이지. 어제 시제(時祭)에 갔더니 말들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발음이 분명치는 않지만 ‘위증’이란 말을 분명히 했고 이는 한 전 대표의 진술 번복을 암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측 변호인단은 “2009년 8월 선산이 경매로 넘어가 조상들의 묘를 옮겨야 했기 때문에 ‘이장(移葬)’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서너 번 반복해서 들은 뒤 “‘위증’으로 들린다”며 변호인단 주장은 조서에 의견으로 기재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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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