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 성능은 향상되고 가격은 그대로
최근 세계 태블릿PC 시장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애플은 4월 한국에 새 태블릿PC인 ‘아이패드2’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시장에 내놓은 것은 지난해 4월. 경쟁회사들은 판매 속도가 주춤해진 아이패드의 빈자리를 노려 신제품을 개발해 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애플은 ‘뛰는 자(경쟁사) 위의 나는 자’였다. 이달 초 공개된 아이패드2는 아이패드 첫 모델보다 성능은 좋아졌으면서도 가격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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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패드2 이펙트’
미국 애플 본사가 한국에서 4월에 아이패드2를 판매한다고 발표한 22일, 미국에서 열린 CTIA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신형 태블릿PC인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탭 8.9’를 동시에 선보였다. 그런데 갤럭시탭 10.1은 지난달 중순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됐을 때와 달랐다. 두께는 10.9mm에서 8.6mm로, 무게는 599g에서 595g으로 줄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이날 ‘삼성, 애플에 질 수 없다…태블릿 다시 디자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은 아이패드2에 대항해 최신 태블릿을 새로 작업했다”며 “삼성의 혁신주의가 불과 몇 주 만에 갤럭시탭 10.1의 두께와 무게를 줄이게 했다”고 썼다.
‘아이패드2 효과’는 컸다.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종자)’인 삼성전자는 아이패드2(두께 8.8mm, 무게 613g)보다 두께와 무게만 줄인 게 아니었다. 갤럭시탭 10.1(16GB·와이파이 전용 기준)은 아이패드2와 같은 499달러, 갤럭시탭 8.9는 469달러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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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방위 애플 쓰나미
후발 주자가 1등을 잡으려면 월등히 뛰어난 제품을 만들거나, 성능이 비슷하다면 가격을 확 낮춰야 한다.
문제는 애플이 압도적으로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후발 경쟁사들이 1등 애플 제품의 가격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애플이 부품을 경쟁사보다 훨씬 싸게 사들이는 ‘규모의 경제’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패드를 1400만 대 판 데 이어 아이패드2도 1000만 대 이상 팔겠다고 한다. 지난해 아이패드의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은 200만 대 팔렸다.
430억 달러(약 48조 원)의 현금을 두둑하게 보유한 애플은 부품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현금으로 결제한다. 부품회사들은 애플에만 제품을 공급해도 안정적으로 장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앞다퉈 줄을 선다. 반면 다른 후발 경쟁사들은 ‘애플 파워’에 밀려 수요예측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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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