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 등 설계공모로 디자인 차별화…‘성냥갑’ 탈피 수요자들 눈길
공모를 통해 창의적인 외관과 배치를 적용한 신규 아파트 단지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건물 외관에 물결 무늬를 넣은 포스코건설의 ‘서울숲 더샵’, 국제 현상공모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현대건설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 3개 국적의 건축가들이 블록별로 다르게 단지를 디자인한 LH의 ‘판교 월든힐스’(사진은 B5-3블록 전경). 포스코건설·현대건설·LH 제공
주로 현상설계 형태로 이뤄지는 설계공모란 각 단지 디자인과 관련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여러 건축가로부터 설계계획안을 받은 뒤 1등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 성냥갑처럼 똑같이 지은 기존의 고층, 고밀 아파트단지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한층 높아진 수요자들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게 되자 설계 디자인을 차별화하기 위해 도입한 방식이다.
다음 달 분양에 나서는 현대건설의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는 국제 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미국의 ‘GDS 아키텍트사’에 설계를 맡겼다. 회사 관계자는 “지상 53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와 테라스하우스, 아티스트빌리지 등으로 단지를 복합적으로 구성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현상설계공모의 효시는 1986년 설립된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다. 국제 현상설계를 거쳐 1986년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 세워진 이 아파트는 복층, 필로티, 1층 정원 등 지금은 흔하지만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설계 방식을 도입해 기존 단지들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도 현상설계방식이 활용돼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서울의 대표적 아파트 단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공공이 주도하는 공동주택 프로젝트에서 현상공모설계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인천 청라지구 19블록에 공급한 ‘웰카운티’가 타워형 설계와 10개의 다양한 평면 도입으로 공간의 효율성을 높여 주목받은 바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개발 등 공동주택 시장이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와 발맞춰 입주자의 다양한 취향과 디자인 감각을 반영한 설계공모 단지가 앞으로 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