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파동 시대 온다
지난 세기 세계 인구는 두 배로 증가했지만 물 사용량은 6배나 늘었다. 도시화와 인구 집중, 이상 기후에 따른 가뭄이 물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는 “이제는 1970년대처럼 석유 파동(Oil Shock)이 아니라 물 파동(Water Shock)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않다. 국내 연평균 강수량은 1245mm로 세계 평균의 1.4배이고 수자원부존량(연평균 강수량×국토 면적)은 1240억 m³/년이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부존량(강수총량)은 2591m³로 세계 평균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 4대강 사업으로 물 부족 문제 해결
하지만 올해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수자원 확보, 홍수 예방 등 기본적인 물 관리는 해결된다고 정부는 강조한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에 따르면 20일 현재 4대강 사업 공정은 58.7%로 계획(57.3%)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수계별로는 △한강 59.0% △낙동강 55.8% △금강 68.3% △영산강 64.3% 등이다. 핵심공정인 보(洑) 공정도 84.3%로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부는 전체 16개 다기능 보 가운데 이달 함안 합천 구미 낙단 상주 금남 죽산 등 7개 보의 수문 설치를 끝낼 예정이다. 준설도 3억7247만1000m³로 81.9%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준설 및 다기능 보 16개 설치로 4대강에서만 8억 t의 용수가 확보된다. 수계별로는 한강 4000만 t, 낙동강 6억7000만 t, 금강 5000만 t, 영산강 4000만 t 등이다. 이외에도 농업용 저수지 96개에서 2억5000만 t, 영주댐 등 신규댐 설치로 2억5000만 t이 확보된다. 13억 t의 물이 추가로 확보돼 물 부족 문제는 총량으로는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준설로 홍수위가 저감돼 홍수 피해도 예방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수 성균관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국제하천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태풍 매미(2003년)로 낙동강에 홍수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4대강 사업 후 최고 홍수위가 최대 5m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 물 관리 패러다임이 바뀐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4대강이 조금씩 본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 경기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 공사현장(위)과 충남 연기군 금강 금남보 공사현장. 국토해양부 제공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4대강 수변생태공간 조성 및 지역명소(景) 만들기’ 사업에 들어갔다. 기존 자연경관과 생태하천 습지 갈대 군락지 등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자전거길, 쉼터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여가생활 수준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전국 4대강의 특색 있는 지점 36곳을 ‘경관거점’으로 선정해 각 거점을 중심으로 강마다 형성된 현재의 자연과 문화, 역사 자원을 최대한 발굴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낙동강을 제외한 3개 강의 준설이 마무리되고 보 건설도 차질 없이 진행됨에 따라 이달 말부터 4월 중순까지는 본격적인 생태하천 조성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재 산림청, 지자체와 함께 4대강 수변 생태공간 조성 사업의 하나로 ‘4대강 희망의 숲 나무 심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세계 수준의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각 보의 특성을 반영한 조형물 조성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이재붕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부본부장은 “공사 구간에서 준설선이 빠지고 굴착기를 비롯한 중장비도 철수하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본모습이 조금씩 드러날 것”이라며 “올가을부터는 국민들이 확연히 달라진 4대강의 모습을 보고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