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고교 1학년 B 군은 경제 동아리에 가입했어. 동아리 활동 첫날. 토론을 주로 한다는 설명을 듣고는 “우리 동아리는 좀 베이식(Basic·기본적인)한 부분에서 체인지(Change·변화)하면 좋겠어요. 외국에선 좀 더 액티브(Active·활동적인)한 활동을 하거든요”라고 말했지. 깔끔한 외모에 똑똑한 말투, 우수한 성적과 외국물 먹은 멋진 발음에 선배들이 홀딱 반할 수밖에. B 군은 곧바로 1학년 동아리 대표로 뽑혔대.
하지만 일주일 만에 허풍이 드러났어. 슬슬 잘난 척이 시작된 거지. 동아리 대표 토론자를 선정할 때 B 군이 내뱉은 말은 가관이었어. “우리 동아리 브레인(Brain)인 내가 발표를 해야 하지 않겠어?” 동아리 회원들 모두 뒤집어졌대. 같은 중학교를 나온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초등학생 때 해외로 어학연수를 딱 6개월 다녀왔다고 하더라. B 군, 그 정도의 베이식한 잉글리시(English)는 해외경험 없는 우리도 쓸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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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말해줄까? S 양은 사실 굉장히 소극적인 성격이었던 거야. 친구를 사귈 재간이 없어 중학교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던 거지. 어느 날 점심시간에 함께 밥 먹을 친구가 없어 비실비실 웃으며 여학생들 사이에 끼어들었다지 뭐니. 우리의 S 양. 어쩌지? 이미 교실 안에서 넌 센 척하는 ‘비호감’으로 분류됐는 걸.
외모, 성격 모두 빠지지 않는 ‘인기녀’에게도 비밀이 있대. 지난주, 부산의 한 고교 1학년 K 양은 압도적인 표차로 반장선거에서 당선됐어. 예쁜 얼굴에 완벽한 몸매, 털털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반에서 인기만점이었거든. 하지만 K 양에게도 엄청난 약점이 있었던 거야. 바로 누구에게도 말 못할 성적!
K 양은 초등학교 내내 반장을 놓치지 않았어.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성적이 뚝 떨어지면서 자신감도 잃었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다시 한 번 영광을 되찾고 싶었던 거야. 그는 ‘똑똑하고 성격 좋은 반장’ 이미지를 만들기로 결심했지. 수업시간에는 밀려오는 졸음도 꾹 참고 눈을 말똥말똥 크게 떴어. 선생님께서 “알았지?”라고 물으면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네!” 하고 대답하고 “이 문제 맞힌 사람?” 하고 물으면 “저요!” 하고 소리 지르며 손을 들었대. 공부를 잘하느냐고 묻는 친구들에게도 “열심히 공부하면 뭐 적당히…?” 하면서 말끝을 흐렸지.
요새 K 양은 밤잠을 설친대. 반장으로서 무진장 똑똑한 척했는데 막상 중간고사 결과가 나오면 무시당할까봐 걱정인 거야. 가여운 K 양. 지금이라도 열심히 공부해 진짜로 성적을 높이는 게 낫지 않을까? 너희들은 새 학기부터 이런 말실수 하지 않았길 바라. 사랑을 담아. XOXO(사랑을 보낸다는 뜻의 채팅 약어). 가십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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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j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