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도 쓰나미… 한신대지진 때처럼 단기간내 V자형 회복 어려워장기적으론 낙관 전망도… 亞증시는 큰 타격 없어
○ 일본 증시 하락폭 예측하기 힘들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인 6.18%나 떨어졌지만 이 수준에서 멈출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대지진이 지금도 진행형이어서 앞으로 산업시설과 항만 등의 피해가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 알 수 없고, 이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의 범위를 가늠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일본 증시가 단기간에 7%까지 하락해 닛케이평균주가는 9,500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대지진은 한신 대지진과 다르다는 게 노무라증권의 분석이다. 한신 대지진 때는 정부 재건사업 지출에 따라 증시가 ‘V자’형 회복을 했지만, 이번에는 피해의 범위가 넓어 이런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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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있다. 산업시설 파괴는 GDP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피해 복구에 따른 건설경기는 플러스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신 대지진 당시에는 일본의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진으로 인한 복구비용이 GDP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GDP 감소분은 피해 복구 사업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은 변수는 원전으로 후쿠시마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원전이 폭발해 가동이 중단된다면 일본 전력 수요의 13%가량이 공급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산업 쪽 피해 복구가 더 늦어지면 주식시장에 장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 엇갈린 주변국 증시, 업종별 영향도 달라
실제로 이날 아시아 증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의 주요 지수는 상승세로 끝났다. 다만 코스피가 오른 것과는 별개로 업종별로는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명암이 엇갈렸다.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 카지노, 호텔, 원자력 관련주가 폭락했고 항공, 해운, 보험, 유통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일본의 주요 철강사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철강, 금속업종은 7% 이상 올랐고,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화학,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도 상승세를 탔다. 정보기술(IT) 업종 가운데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업체가 많고 여행업종이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코스닥지수는 이날 15.57포인트(3.00%)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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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