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멈춘 日주력 車-전자… 산업피해만 최소 11조원
일본 보험업계에서는 산업 피해가 최소 100억 달러(약 11조23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도 정확한 피해 규모는 추산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당분간 여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일본 주력산업 줄줄이 가동 중단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닛산, 혼다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의 상당수 공장이 멈춰 섰다. 도요타자동차는 14일부터 일본 내 자회사를 포함한 모든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직원 및 가족의 안전 확인을 최우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도요타가 19년 만에 일본에 건설해 지난달 가동한 완성차 공장인 미야기 공장과 이와테 공장의 조업 중단사태가 일주일 지속되면 차량 1만 대 이상의 생산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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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도 공장 침수 등의 피해를 봤다. 소니는 도호쿠(東北) 지방 6개 공장의 조업이 모두 중단됐고, 미야기 현에 있는 자회사의 공장이 침수되면서 직원 1000여 명이 피신하는 소동을 빚었다. 파나소닉과 파이오니아 등도 생산시설이 일부 파손됐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인 도시바의 요카이치 플래시메모리 공장도 지진 발생 직후 생산을 일시 중단했고, 캐논의 우쓰노미야 시 공장은 정전으로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닛폰오일앤드에너지는 센다이 등의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코스모석유 이치하라 정유시설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세계 5위 철강회사인 JFE홀딩스는 지바제철소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됐고, 일본 최대 전기로 업체인 도쿄제철도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 원전 가동 중단으로 에너지 확보난
이번 지진으로 일본 내 원전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일본은 전력수급 등 에너지원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은 전국에 54기의 원전을 운영해 국내 전기수요의 30%를 충당해 왔다. 그러나 13일 현재 지진 피해로 원전 10기의 가동이 완전 중단되면서 많은 지역의 전기가 끊긴 상태다. 일본 언론들은 “후쿠시마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기 공급이 끊긴 도쿄 인근의 가구 수만 330만에 이른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14일부터 정부 차원의 전기공급 제한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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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본은 이웃 나라들에 가스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2일 일본 전력회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를 교환(스와프)하자고 한국가스공사에 제안했다”며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3, 4월 인도분 일부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스와프는 필요한 물량을 미리 빌려 사용하고 추후 반환하는 형태의 거래다.
일본은 러시아에도 도움을 구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이고리 세친 부총리의 말을 인용해 “일본이 러시아에 ‘LNG와 석탄 공급량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며 “LNG 15만 t을 일본에 즉각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원전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제시장에서 가스 등 에너지원 확보 경쟁이 가열돼 한국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다음 달까지는 국내 가스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난방용 수요가 많은) 겨울까지 (일본 사태가) 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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