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부근 해저에서 11일 오후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일본 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은 금융시장에 충격이 가해졌지만 생산시설의 피해 규모에 따라 성장률마저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블룸버그TV에서 “일본이 재정적자를 반드시 줄여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악의 지진을 맞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5년 6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신(阪神) 대지진(고베 대지진) 당시 피해 규모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5%에 해당하는 1320억 달러(약 148조 원)에 이르렀다. 경제컨설팅업체인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연구원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볼 때 일본의 GDP가 1%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시설 피해로 산업생산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강진으로 일본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는 단언하기 힘들다”면서도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희 대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강진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산업시설의 손실로 생산능력이 떨어지고 성장 속도가 떨어진다”며 “현재 일본도 자동차, 석유회사 중심으로 피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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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