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넘어 동심 지켜준 두 거목”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두 사람의 문학관은 또렷하게 대비되는 개성을 지닌다. 윤석중이 밝고 맑은 순수한 동심을 추구한 반면 이원수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가난한 삶을 사는 어린이들의 현실에 천착했다. 개인적인 생애에도 차이가 있다. 윤석중은 다른 예술가와 활발히 교류했고 광복 이후에는 교과서에 자신의 동시가 다수 수록되는 영광을 누린 데 비해 이원수는 조용히 작품 활동에만 몰두했다.
두 사람 모두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년 문사로 활약했을 정도로 문학에 소질을 보였다. 윤석중이 ‘봄’을 발표한 때가 열세 살이었고, 이원수가 ‘나의 살던 고향은’으로 시작하는 ‘고향의 봄’을 지은 때는 열다섯 살이었다. 1920년대 방정환의 ‘어린이’ 잡지 독자투고란을 통해 당시 어린이 문사들은 소식을 주고받았는데, 이를 통해 만들어진 ‘굴렁쇠’라는 회람잡지 모임에서 두 사람은 교우했다.
새싹회(이사장 노원호)는 계간지 ‘새싹문학’ 여름호에 윤석중의 생애와 문학관, 사진 등을 담은 윤석중 특집을 마련하고 11월에는 ‘윤석중 탄생 100주년 기념 아동문학인 작품 전시회’를 연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윤석중 문학상 시상식에 맞춰 올해는 윤석중의 동시에 곡을 붙인 동요 공연을 함께 열 예정이다. 새싹회는 윤석중이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위해 1956년에 만든 단체다.
이원수의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는 사단법인 고향의봄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올해 1월 ‘이원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회장 김일태)가 설립됐다. 사업회는 그의 타계일인 1월 24일 이원수문학관에서 이원수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4월에는 ‘이원수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와 ‘고향의 봄 전국 어린이 잔치’를 연다. 10월에는 국제아동문학축전, 이원수 문학상 시상 등의 기념사업이 열린다.
국내 대표적인 문화지원단체 중 하나인 대산문화재단을 비롯해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아동청소년문학회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