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꿈나무 육성 이바지 최종 목표”
늦깎이 대학생이 된 신제섭 씨(왼쪽)가 딸 신지애와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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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의 지존 신지애(23·미래에셋)의 아버지 신제섭(50) 씨가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큰 딸 지애(연세대), 둘째 지원(서울대)과 함께 부녀 대학생이 됐다.
신 씨는 3월2일 전남대학교 수의학과 4학년에 복학한다. 1980년 입학해 3학년을 마치고 제적된 지 29년 만에 다시 대학생이 된다. 복학을 결심한 이유는 못다 이룬 학업을 마치기 위해서다. 딸 지애도 적극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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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결심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분위기도 달라졌다. 당시 함께 대학생활을 했던 동창들은 벌써 교수가 됐다. “1년 후배는 부학장이 됐고 동기들 중에도 교수가 된 친구들이 있더라”며 웃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다는 사실에 마음은 들떠 있다.
“어제 등록금을 냈다. 얼마 전엔 교수님을 찾아가 인사도 했다. 개강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30년 가까이 차이 나는 후배들과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같은 학년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애와 같은 나이다. 자식뻘인 학생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은근히 걱정된다. 밥도 사주면서 함께 잘 지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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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쉰을 넘어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신 씨는 도전이 아름답다. 젊은 시절 바랐던 수의사의 꿈은 이루지 못했던 그는 늘 새로운 인생에 도전했다. 첫 번째는 목회자로써의 삶이다. 제적 후 1986 년 신학대학교에 편입했다. 대학원까지 마친 신 씨는 2003년까지 목회 활동을 했다.
편안하다고 생각했던 순간 또 다른 역경이 찾아왔다. 아내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목회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목회 활동을 접은 뒤 골프대디로 또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골프를 가르쳤던 딸 지애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는 데 주력했다. 그 꿈은 4년 만에 이뤄졌다. 아마추어 시절 크게 이름을 날리지 못했던 딸이 2005년 KLPGA 투어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해 프로가 됐다.
부녀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시 3년 만에 세계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스타가 돼 마침내 꿈을 이뤘다. 딸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운 신 씨의 다음 목표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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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