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스포츠동아DB
삼성이 캠프를 차린 온나손 아카마구장은 꽤 높은 언덕 아래에 세워져있다. 그 아래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이곳에서 스트레칭과 캐치볼을 한 뒤 올라온다.
삼성 장원삼은 23일 라쿠텐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점심도 늦춰가며 언덕 위에 가부좌를 틀었다. 이유를 물으니 “(라쿠텐 주력투수) 다나카가 던지는 것을 보고 배우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캐치볼 하는 것만 봐도 느끼는 것이 있냐고 묻자 “그렇다. 뭔가 다르다”고 했다. “전에는 이렇게 잘 던지는 투수가 없어서 관찰을 못했다. 원래는 (라쿠텐 에이스) 이와쿠마를 보고 싶었는데 여기에 안 왔다고 한다”고도 들려줬다.
그렇게 정적이 흐르던 시간은 권혁이 등장과 함께 던진 한마디로 무참히 깨졌다.
“쟤, 다나카 아니야. 다나카는 쟤보다 머리가 훨씬 커.” 유심히 살펴보니 백넘버 90번대 투수였다. 장원삼은 그 자리에서 망부석이 됐고, 후배들은 하나둘 말없이 그의 곁을 떠났다.
온나손(일본 오키나와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