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의사부인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돼 조사받는 남편 A(31ㆍ종합병원 레지던트)씨 측이 구속영장 재신청을 앞두고 마지막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영장이 한차례 기각된 이후 보강 조사를 통해 정황 증거를 추가로 확보했지만, A씨 측은 혐의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 없이 A씨를 피의자로 몰고 있으며 경찰이 제시한 정황 증거에 허점이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8일 경찰과 A씨 변호인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번 구속영장 기각의 주된 사유로 거론됐던 넓은 범행 추정시간을 좁혀서 2차 영장에 기재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손에 의한' 목 눌림 질식사 개연성을 먼저 고려해야 하고 이런 경우 손자국이 남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차 소견서를 최근 확보했고 자료 사진까지 제공받았다.
참고인 조사에서는 사건 이틀 전인 지난달 12일까지 집에 청소하러 들른 도우미(56.여)를 조사해 외부인 침입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고, 장롱에서 발견된 아내의 트레이닝복 여러 군데에 혈흔이 있는 사실도 발견했다.
경찰은 이런 근거 등을 토대로 부부싸움 중 범행이 저질러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A씨 측은 경찰이 확실한 물증도 없으면서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정황 증거만으로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처음 사고사라고 주장하다가 국과수의 2차 소견서가 나온 뒤 제3자에 의한 타살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우리는 결백한데 국과수가 그런 소견을 냈으니 제3자가 그랬을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안방 이불이나 트레이닝복에서 발견됐다는 남편과 부인의 혈흔은 일상 생활에서 사소하게 발생할 수 있고 기억하기도 힘든 1~2㎜의 극소량이어서 '싸움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지난 4일 구속영장을 기각당한 경찰은 증거를 보강해 내주 초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인데, 팽팽하게 맞서는 양 측 주장의 진위여부는 일단 다음주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