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울 수는 없다”… 평창, ‘분단’ 버리고 ‘미래’를 말하다
“2010년, 2014년 때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가 16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평창겨울올림픽유치위원회의 프레젠테이션을 경청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평창=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평창 유치위의 프레젠테이션은 분단국가를 부각한 과거 두 번의 실사보다 짜임새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의 지원 사격도 강해졌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평창을 직접 방문한 건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서울∼평창 구간 고속철도 설계를 끝내고 건립을 준비 중이라고 IOC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 IOC 평가단, 평창의 올림픽 구상에 만족 표시
조양호 평창 유치위원장은 “정부 차원의 지원과 콤팩트한 경기장, 국민적인 유치 열기에 IOC 관계자들이 만족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김진선 유치위 특임대사는 “4년 전 도면뿐이었던 경기장 숙박시설이 완공됐다. 준비된 평창을 보여줬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은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의 한 기자가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 가능성을 묻자 “이제 시작인 만큼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미래를 향한 평창
평창은 2010년과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때까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IOC 평가단은 “또 분단 이야기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는 미래를 선택했다. 아시아에 겨울스포츠를 확산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평창 유치위의 겨울올림픽 콘셉트와 비전을 프레젠테이션한 성문정 중앙대 교수(광고홍보학)는 자신의 추억을 인용해 IOC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귀여운 호돌이 마스코트와 화려한 불꽃놀이는 내 가슴에 지금도 남아 있다. 그때의 감동을 30년 뒤 평창에서 다시 펼쳐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면 아시아의 겨울스포츠를 발전시키고 청소년에게 올림픽 정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인구의 60%가 몰려 있는 아시아 지역 청소년에게 겨울스포츠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전용관 연세대 교수(스포츠레저학)는 “장애인 겨울올림픽을 위해 1750만 달러를 투자해 통합 준비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동메달리스트인 김소희 씨(서울대 체육학 박사과정)는 “선수촌을 친환경적으로 설계해 도시 유산으로 남기고 한방치료소와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평창=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