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온 임재현 신임 대통령정책홍보비서관(왼쪽 사진 오른쪽)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수행을 전담하고 있는 안봉근 비서(오른쪽 사진 오른쪽). 이들은 정치 지도자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좌해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치권에는 임 비서관의 승진을 보며 기대감과 함께 복잡한 감정을 느꼈을 사람들이 있다. 거물 정치인 곁을 10년 넘게 지키면서 “나도 언젠가는 훨훨 날 것”이라며 ‘거위의 꿈’을 키우고 있는 수행비서와 보좌진이 그들이다.
현재 여의도 정가의 대표적 수행비서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안봉근 비서가 꼽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는 임 비서관의 수행 카운터파트이기도 했다. 쌍용그룹 계열사 출신인 안 비서는 1998년 박 전 대표가 당시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지역구(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14년째 박 전 대표의 곁을 지키고 있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특유의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박 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장고(長考)에 들어갈 때나, 주요 인사를 접견할 때, 잠자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 곁에 있다. 박 전 대표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녀 박 전 대표를 접촉하기 위한 1차 관문으로 통한다. 별 말이 없는 스타일이나 2005년에는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로 임플란트를 포함해 치아 치료를 받기도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실의 조정만 정책수석비서관은 박 의장을 평의원 시절부터 20여 년간 보좌하고 있다. 지금은 1급 상당의 고위직이지만 이전에는 수행은 물론 당무, 지역구 행사 등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했다. 현재 국회에서 단일 의원을 ‘모신’ 최장기 보좌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고성학 한국정보인증 대표이사는 최근 ‘거위의 꿈’을 이룬 경우.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평의원 시절부터 20여 년간 보좌했고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김 전 의장의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뒤 지금 자리로 옮겼다.
정치인들이 모두 수행비서를 두고 있지만 정작 특정 정치인을 오래 수행하거나 보좌하는 비서는 드물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대표적 3D 직종인 만큼 체력 유지와 가정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임재현 비서관은 이 대통령을 수행하느라 지난 몇 년 동안 주말에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다가 지난 주말 처음 아이들과 잠실 롯데월드에 갔다고 한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