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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玉石 기준은 실적 전망… 先투자 기업 눈여겨 보라

입력 | 2011-02-08 03:00:00


코스피가 2,100을 넘어서면서 개별 기업의 주가 또한 많이 뛰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valuation·가치평가) 수준이 과거의 중간 정도를 가면 적정하다고 봤지만 최근에는 평가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가치평가가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가격 부담도 커진 셈이다. 이제 절대적으로 싸다고 느껴지는 종목이 흔치 않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옥석을 가리는 방법이 중요하다. 옥석을 가리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역시 실적 전망이다. 기업의 실적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지만 그중 투자활동을 눈여겨봐야 한다. 기업의 투자계획과 실행 시기, 규모는 실적뿐만 아니라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 한국 기업들은 선제적인 투자를 많이 했다. 기업이 투자를 하면 단기 실적은 부정적이다. 그만큼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투자를 실행한 한국 기업의 실적은 좋았고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도 좋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이로 인해 지금은 제품 가격을 낮춘 상황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 현대차 역시 GM과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부진한 시기에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등락이 있었지만 이들 대표 종목이 과거 2년간 한국 증시를 주도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대표 우량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 투자는 향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제활동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것처럼 투자는 단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기업의 투자활동이 항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투자로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투자시기와 규모의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이미 투자가 진행된 기업을 찾는 것이 현 상황에서 좋은 종목을 가려내는 데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선투자에 나선 기업은 추가 신규 투자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아 단기 실적 하락에 따른 주가 약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우량주들은 이미 2009∼2010년 선투자를 많이 했고 이러한 기업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주가 또한 많이 오른 상황이어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국내 항공주는 필자가 제시한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 특히 대한항공은 그동안 꾸준히 신규 항공기 도입을 늘린 덕분에 올해 국제 화물과 여객수요가 늘면서 실적 수혜를 가장 많이 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철범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