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교육·봉사통한 리더십·인턴십3가지 키워드 중심으로 학생들 교육
극동대학교는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전의 핵심에는 40대 젊은 총장 류기일 총장이 있다. 류 총장은 “학교가 움직임이 많고 변화가 있어 살아있는 것 같다”면서 “새 학기가 시작될 때 학생들에게 변화한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 언제든 클릭, ‘총장과의 대화’
류 총장은 정기적으로 청소용역직원, 경비원과 저녁식사를 한다. 처음 계획을 피력했을 때 주변에선 반대했다. 그 청원을 어떻게 다 들어주려고 그러느냐고 걱정했다. 첫 모임에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청소용역직원들은 주 5일 근무를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주중엔 교내미화를, 토요일 오전에는 학교주변을 정돈했다. 경비원은 총장이 지나갈 때 경례하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류 총장은 “그럼 앞으로 제가 지나갈 때 경례하는 대신, 학교 인근 순시를 돌며 큰 쓰레기를 주워주시고 청소아주머니는 토요일에 쉬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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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총장에게 대학의 중심은 학생이다. 대학 홈페이지의 ‘총장메시지’ 하단에는 ‘총장과의 대화’ 코너가 있다. 클릭 한 번이면 총장에게 직접 e메일을 쓸 수 있다. 학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던 류 총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그는 “학생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출구가 될 거라던 우려와 달리 ‘총장님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메일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표출하기 전에 학교가 ‘반 스텝’ 빨리 움직이면 대화가 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것이 학생 중심 교육일까. 총장직을 맡기 전 현직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대학에선 기획실장으로 행정실무를 맡으면서 고민은 깊어졌다.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인가, 대학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하는가를 고민했다. ‘수요(기업)’가 ‘공급(졸업생)’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시대. 품질, 감성, 마케팅까지 준비된 학생이어야 경쟁력이 생겼다. 대학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곳이다. 배출하는 학생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우자는 생각으로 류 총장은 팔을 걷어붙였다.
○ ‘학생 가치’를 높이는 세 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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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총장은 2006년 6월 취임 때부터 국제화를 중점 추진했다. 2006년 방학 보충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영어몰입수업이 지난해 전용기숙사가 만들어지면서 정식 학과 학점 교육으로 성장했고, 2011학년도엔 영어로만 수업하고 외국인이 직접 강의하는 독립학과로 발전했다. 올해부터는 일본어 몰입수업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중국어까지 확대할 계획. 언어는 문화와 함께 배워야한다는 것이 류 총장의 지론. 그는 “외국어를 말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사회와 어우러질 수 있는 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11학년도 첫 신입생을 선발한 글로벌경영학과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극동대학교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거둔 열매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집중영어교육을 받는다. 기숙사에는 24시간 원어민 강사가 상주하고 전 과목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된다. 졸업 후 미국의 유수 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 국제기구 인턴십의 문을 열다
류 총장은 나눔과 베풂을 아는 사회인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봉사활동을 장려한다. 이는 극동대학교의 건학이념인 ‘홍익인간’과도 일치한다. 교양 필수과목 중엔 ‘중장비 교육과정’도 개설했다. 현지에 꼭 필요한 봉사활동을 위해서다. 학생들은 강의시간에 굴착기, 지게차 운전법 등을 배운다. 1월엔 학교 인근 현대중공업의 도움으로 7명의 교수와 학생이 자발적으로 중장비 실습교육을 받고 자격증도 받았다. 오지에서 마을에 도로를 개설하고 집을 지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이렇게 ‘준비된’ 봉사인력 150여 명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네팔 등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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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총장은 모든 학과가 매년 ‘학술제’를 여는 동시에 학교 합창단을 만들도록 했다. 총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박수도 치고 격려금도 전달했다. 항공계열학과,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글로벌경영학과 같은 특성화학과를 육성하고 경쟁력 있는 커리큘럼을 준비했다. 그는 “학생들의 눈빛에서 ‘이 대학에서 뭔가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학에 만족하는 학생이 늘다보니 지방대의 고질적인 문제인 중도 탈락률이 현저히 줄었다. 학과에 대한 만족도와 애교심이 높아졌다. 매년 입시경쟁률은 두 배씩 올랐다.
류 총장은 “자신이 선택한 학교가 자랑스럽도록, 극동대학교 출신이라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자부심이 되도록 행동하는 총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총장은 이번 방학에도 분주하다. 음성=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