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있다면 관중 반응은 나라 안 가려”
자신이 곡을 쓴 한국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개막에 맞춰 내한한 미국 작곡가 프랭크 일드혼 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3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 굉장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내 작품에 큰 지지를 보내줬다. 한국 관중과 뮤지컬이라는 큰 모험을 함께 하고 있다. 좋은 인연이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세계 곳곳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아시아에서 완성된 작품을 무대에까지 올리는 것은 한국이 첫 번째. 올 5월에 일본 도쿄에서 올리는 ‘미치코’라는 작품이 두 번째가 될 예정이다.
서구와는 문화가 다른 아시아에서 창작을 하는 게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음악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국경이 없다는 게 내 철학이다. 열정적으로 작업하고 연기자들이 열정적으로 연기한다면 어느 나라 관중이든 같은 느낌으로 반응한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들에 대해선 감정이 풍부하며, 힘이 넘치는 목소리를 지닌 점에서 미국 배우들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도 내 작품이 많이 공연돼 일본 배우들과도 친한데 그들도 한국 배우들의 놀라운 성량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의 이름을 한국에 알리는 데는 배우 조승우 씨의 힘이 컸다. 조 씨가 주연한 지킬 앤 하이드는 2004년 초연 이후 매번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와일드혼 씨는 “조승우의 연기가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지만 한 번도 직접 보질 못했다. 이번 주 그의 공연을 처음 보러 간다”며 세뱃돈 받을 꿈에 부푼 소년처럼 웃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