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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태훈]李대통령, 측근비리 싹트지 않게 돌아볼 때다

입력 | 2011-01-29 03:00:00


이태훈 사회부 기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27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사법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한때 우리 사회를 크게 뒤흔들었고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란 초유의 극단사태까지 불러왔던 박연차 게이트가 이제 역사의 무대 뒤로 퇴장하고 있는 것이다. 박연차 게이트는 고위층 인사 수십 명이 연루된 탓에 검찰 수사 당시부터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이 전 지사 등 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구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면서 ‘정치보복 논란’도 거셌다. 일반 국민도 “정당한 부패 수사”냐 “정치 보복”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연차 게이트는 ‘부패 사건’이 본질이다. 여야 국회의원과 대통령수석비서관, 대통령의 측근 등 최고위층 인사들이 권력을 이용해 검은돈을 주고받으며 국가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 권력형 비리의 전형인 것이다. 수사 도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바람에 영구미제로 남게 됐지만 노 전 대통령도 금품수수 혐의가 포착돼 검찰의 소환조사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최고 권력자의 부패 사건’으로도 규정할 수 있다.

그런데 권력형 부패 사건은 과거의 모든 정부에서 예외 없이 반복돼 왔다는 점을 현 정부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역대 정부마다 대통령의 아들이나 측근들이 금품수수 비리 혐의로 검찰에 불려가 구속되면서 한순간에 레임덕에 빠진 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로서는 박연차 게이트를 ‘전(前) 정권의 비리’쯤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도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추부길 씨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억 원을 받았다가 유죄 선고를 받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측근으로 활동해온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역시 연루됐다.

권력이 있는 곳에는 비리의 독버섯이 언제든 자라날 수 있다. 여름 시골 밤을 환하게 밝히는 백열전구 주변에 수없이 많은 불나방이 모여들 듯 이익을 좇는 사람들이 권력자를 끊임없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 정부도 권력형 부패로 정권이 무너져 내린 과거 정부의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대통령부터 측근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초심(初心)’을 다잡을 때 다음 정부에서는 박연차 게이트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이태훈 사회부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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