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사회부 기자
하지만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연차 게이트는 ‘부패 사건’이 본질이다. 여야 국회의원과 대통령수석비서관, 대통령의 측근 등 최고위층 인사들이 권력을 이용해 검은돈을 주고받으며 국가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 권력형 비리의 전형인 것이다. 수사 도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바람에 영구미제로 남게 됐지만 노 전 대통령도 금품수수 혐의가 포착돼 검찰의 소환조사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최고 권력자의 부패 사건’으로도 규정할 수 있다.
그런데 권력형 부패 사건은 과거의 모든 정부에서 예외 없이 반복돼 왔다는 점을 현 정부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역대 정부마다 대통령의 아들이나 측근들이 금품수수 비리 혐의로 검찰에 불려가 구속되면서 한순간에 레임덕에 빠진 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로서는 박연차 게이트를 ‘전(前) 정권의 비리’쯤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도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추부길 씨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억 원을 받았다가 유죄 선고를 받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측근으로 활동해온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역시 연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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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사회부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