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초중고 서술형시험 확대… 과목별 준비 어떻게
서울 창원초등학교 5학년 박지오 군은 지난해 서술형 문제를 풀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막막하다. “뭘 묻는 건지 이해를 못 하는 것도 있고, 알아도 문장으로 쓰려니 어려웠어요.” 답을 약간만 길게 쓰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박 군은 “서술형 평가가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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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형 평가를 답을 조금 길게 쓰는 정도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교원 구몬학습교육연구소 이순동 소장은 “서술형 평가에 익숙지 않은 초등학생이 특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이때 잘하지 못하면 중고교에 올라가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떤 문제가 출제됐는지 알면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기본 개념과 원리를 명확히
서술형 평가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했던 과목은 수학이었다. 단답형이나 완성형 주관식에 익숙했는데 풀이과정을 서술하라는 방식이 낯설기 때문. 해답과 더불어 풀이과정에도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아 단원과 문제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찍기도 통하지 않는다.
수학의 서술형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술형 평가는 개념과 원리를 알고 표현할 수 있는지를 묻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수학 문제에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왜 180도인지 써 보라’는 문제가 나왔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을 모르는 학생은 없지만 이유를 아는 경우는 드물다. 삼각형을 세 조각으로 찢고 한 점을 기준으로 세 각을 모으면 2직각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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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을 맞혔어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문제, 풀이를 봐도 잘 이해되지 않는 문제는 오답노트에 따로 표시해 다시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
○ 지문 읽고 정보, 원인·결과 파악
국어 서술형 평가에 대비하려면 새 학기에 공부할 교과서를 미리 구해 본문을 읽어보는 게 제일 좋다. 국어 서술형 평가는 독해력과 문장구성력, 논리력이 가장 중요하다. 교과서로 공부하면서 단원별로 개념과 핵심 어휘를 정확하게 익혀야 한다.
개념을 100% 이해하지 못해도 보기 중 하나만 고르면 되는 객관식과 달리 서술형은 정확한 개념어를 사용해 간결하게 쓰지 않으면 감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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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지문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묻는 문제가 주로 나온다. 국어 ‘읽기’ 교과서는 보통 ‘문단별 주요 내용’에서 사건의 발달과 전개 과정을 요약해 놓는다. 이를 바탕으로 사건의 배경, 원인과 동기, 전개 과정, 결과를 서술해보는 게 좋다.
글에 등장하는 인물의 마음 상태, 앞으로의 행동, 글쓴이의 의도, 읽는 이의 생각이나 느낌을 풀어 쓰는 문제도 나온다. 평소 다양하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일기, 편지 등 다양한 형식으로 써보면 도움이 된다.
○ 자료 읽기와 실험관찰 중요
예전에는 사회를 단순히 암기과목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아니다. 서술형 문제로 제시되는 자료를 근거로 인과관계에 맞게 설명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가 주로 나온다. 지역별 관광객 수를 보여주는 그림그래프와 자원통계 자료를 준 뒤 ‘고장 사이에 관광객이 오고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묻는 식이다. 그래프나 도표의 내용을 정확히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
체험학습이 중요해지면서 수행 과제에서 시험 문제를 이끌어내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 고장의 주민 편리시설을 견학하고 그림지도를 그리는 과제가 있었다면 ‘주민 편리시설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물을 수 있다.
과학 서술형 문제는 대부분 ‘실험관찰’ 교과서에서 출제한다. 예를 들어 ‘싹이 트지 않은 씨앗과 싹이 튼 씨앗을 비교해 관찰한 내용을 쓰시오’ 같은 문제가 있다. 자유탐구와 관련해 탐구 계획서를 어떻게 쓸지, 탐구 활동의 바른 자세는 뭔지, 기록지는 어떻게 정리하는지를 묻는 서술형 문제도 자주 등장한다.
방학 동안 탐구 주제를 정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관련된 내용을 사진 도표 글로 정리하는 연습을 해보는 게 좋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